『Goodbye Aluminium』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행복한 사람은 듣지 마세요, 굿바이 알루미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3집은 과격한 마지막 문장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월 100만원 이하 뮤지션의 삶을 인정하고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그는 건방진 세상에게 덤비라고 노래한다. 더 좋아질 것이라 말하는 세상과 그렇지 못한 현실 앞에서도 자신의 노래로 당당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다소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겪고 있는 세상의 결은 그만큼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가 원했던 것은 생(生)을 지속할 수 있는 합당한 수입, 그리고 더 음악을 해도 괜찮다는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말 사랑했다 말하는 것들로부터 떠난다. 자신이 쓰러져도 내버려두란 가사는 포기 이상의 가치를 고민하게 만든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 억지로 일으킬 필요 없다고 거절하는 것, 결국 세상의 주인공은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받아들이는 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실들을 이야기하는 용기.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큰 한 걸음일지도 모르겠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아직 살아있는 세계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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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억지로 용기를 낼 필욘 없다. 강제로 나아갈 이유도 없고. 그래도 시간은 흐르니까 우리는 어디론가 향하게 될 것이고, 그런 우리 각자의 걸음과 방향이 존중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