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 갤러리는 독일의 주목받는 신예 작가 페피 포트로프의 개인전 <검은 나사>를 개최한다. 작가의 신작 10점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보트로프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자리이자 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다.
페피 보트로프는 외부세계의 이미지화 또는 재현이 아닌 인간 내면의 원초적인 충동 그 자체를 캔버스 천과 퍼마 셀 보드fermacell board 위에 표출해왔다. 주로 흑연, 목탄, 석탄과 같은 부러지기 쉬운 검정색 재료를 사용하는 그의 작업은 선 드로잉이자 그래피티인 동시에 회화이며, 때로는 벽에 스테이플러stapler 로 고정함으로써 쉽게 걸리는 납작한 조각이다. 장르 간의 구분을 넘어서듯이, 프레임을 최소화하여 주변부와의 경계를 지운 그의 작품들은 관람객이 거니는 공간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무언가에 홀린듯 작품과 작품사이의 공간마저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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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위 검댕과 그을음들은 작가의 직감적인 액션과 그것들의 서로 다른 속도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이는 보트로프 가 태어난 석탄 광업의 지대, 루르Ruhr 지역에서의 추억을 연상시키며 마치 그 지역에 머무는 것과 같았다. 이제는 퇴화되어 버린 독일 서부 공업 도시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작가가 체감한 교차와 단절이 천 위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공간이지만 작품에서 뿜어져나오는 감정은 역사 속 한 장면 위에 나를 위치시켰다. 역사는 직선이 아닌 나선형으로 흐르고, 어떤 것은 잊혀지는 반면 다른 것은 간직되며, 과거의 시간은 기억 속에서 천천히 또는 빠르게 지나간다. 이처럼 불규칙한 유년기의 시공간을 그린 정신적인 지형도와 같은 그의 작품은 여러 감정들을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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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경 세포의 시냅스synapse 처럼 접합되거나, 집중 포화하거나, 뚝뚝 끊어지거나, 비워져 열린 그의 리드미컬한 화면은 축약어로 이루어진 작품 제목과 매치된다. 얼기설기 뒤얽힌 다발적인 선들의 종적은 윙윙거림과 먹먹함이 공존하는 불협화음의 악장인 동시에 언어 이전의 본능적인 현장이다. 그 마비와 전율의 순간을 관객들은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보트로프는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Kunstakademie D+sseldorf 에서 새로운 추상의 거장 알베르트 올렌Albert Oehlen 의 제자로서 아카데미브리프Akademiebrief 와 마이스터슐러Meistersch+ler 를 취득했다. 독일 헤펜하임 미술협회Kunstverein Heppenheim, 요셉 알버스 미술관 쿼드라트Josef Albers Museum Quadrat, 로스앤젤레스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Marciano Art Foundation 등의 유수 미술단체 및 베를린, 쾰른, 브뤼셀, 마드리드, 오슬로 등지의 저명 갤러리에서 개인전·이인전을 개최했다. 더불어 독 일 함부르크 미술관Deichtorhallen Hamburg, 비스바덴 미술관Museum Wiesbaden, 켐니츠 미술관Kunstsammlungen Chemnitz, 밀라노 카리에로 파운데이션Fondazione Carriero 등의 주요 그룹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활동 범위를 크게 넓혀가고 있다.
PKM 갤러리에서 진행하는 페피 보트로프의 <검은 나사> 전시는 갤러리 공간과 작품 간의 어우러지는 흐름의 조화를 만끽할 수 있었다. 작품에 집중하다보면 동선의 흐름에 몸이 자연스레 이끌리며 마치 그의 작품 속을 거닐고있는 느낌이다. 직선과 곡선, 그가 펼치는 여러 갈래의 선 드로잉에 몸을 맡겨 관람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일정 : 2021년 2월 17일 ~ 2021년 3월 20일
전시장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40
관람시간 : 화~토요일 10:00-18:00
관람료 : 본 전시는 ‘온라인 사전예약’ 또는 ‘현장 입장’을 통해 관람 가능합니다. sns 또는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인스타그램 : @pkmgallery
공식 홈페이지 : www.pkm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