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신경 세포의 시냅스synapse 처럼 접합되거나, 집중 포화하거나, 뚝뚝 끊어지거나, 비워져 열린 그의 리드미컬한 화면은 축약어로 이루어진 작품 제목과 매치된다. 얼기설기 뒤얽힌 다발적인 선들의 종적은 윙윙거림과 먹먹함이 공존하는 불협화음의 악장인 동시에 언어 이전의 본능적인 현장이다. 그 마비와 전율의 순간을 관객들은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보트로프는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Kunstakademie D+sseldorf 에서 새로운 추상의 거장 알베르트 올렌Albert Oehlen 의 제자로서 아카데미브리프Akademiebrief 와 마이스터슐러Meistersch+ler 를 취득했다. 독일 헤펜하임 미술협회Kunstverein Heppenheim, 요셉 알버스 미술관 쿼드라트Josef Albers Museum Quadrat, 로스앤젤레스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Marciano Art Foundation 등의 유수 미술단체 및 베를린, 쾰른, 브뤼셀, 마드리드, 오슬로 등지의 저명 갤러리에서 개인전·이인전을 개최했다. 더불어 독 일 함부르크 미술관Deichtorhallen Hamburg, 비스바덴 미술관Museum Wiesbaden, 켐니츠 미술관Kunstsammlungen Chemnitz, 밀라노 카리에로 파운데이션Fondazione Carriero 등의 주요 그룹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활동 범위를 크게 넓혀가고 있다.
PKM 갤러리에서 진행하는 페피 보트로프의 <검은 나사> 전시는 갤러리 공간과 작품 간의 어우러지는 흐름의 조화를 만끽할 수 있었다. 작품에 집중하다보면 동선의 흐름에 몸이 자연스레 이끌리며 마치 그의 작품 속을 거닐고있는 느낌이다. 직선과 곡선, 그가 펼치는 여러 갈래의 선 드로잉에 몸을 맡겨 관람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