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너가 꼭 알았으면 해 ; Wave to Earth

Track #11. ’너가 꼭 알았으면 해 ; Wave to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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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겨울은 마지막으로 추워지기를 반복했고, 그 사이에 눈이든 비가 한 번은 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다음 계절이 벌써부터 찾아왔다. 나는 그 사이 책 한 권을 막 읽은 참이고, 바다에는 두어 번 다녀왔다. 하루는 노을이 보고 싶어져 서해로, 다른 하루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동해로 향했다. 매일을 반복해서 살아가다 보면 알 수 없는 답답함과 공허함이 밀려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버릇처럼 바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뱉어내고는 한다. 아마 그때도 같은 이유로 바다에 갔을 터이다. 단지, 바다는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비록 그 바다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며 나를 기억조차 하지 못할 테지만, 적어도 나는 언제나 그 바다를 기억하고 있으니 그 모습 그대로 잘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나의 안부를 묻고 싶어 바다에 가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난 지금 나는 다른 책 한 권을 막 마친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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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 to Earth


  Wave to Earth는 김다니엘(보컬, 기타), 차순종(베이스), 그리고 신동규(드럼)로 이루어진 밴드이지만, 세션 멤버로 조종근(건반)과 전민(색소폰)이 있고 아트워크 멤버인 홍승기가 있다. 로우 파이 Lofi한 분위기와 동시에 인디 락과 기타 팝의 조화가 인상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Wave to Earth는 데뷔 때부터 주목을 받은 밴드였다. 밴드 ‘The Poles 더 폴스’의 김다니엘과 재즈 그룹 AIFF 출신의 신동규가 결성한 Wave to Earth.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베이시스트 Bassist 차순종을 영입하여 현재의 3인조 밴드가 되었다. 또, 비주얼 디렉터인 홍승기도 김다니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니 어쩐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그들의 속 깊은 우정이 느껴진다.


  Wave to Earth는 나의 바다를 가장 잘 연주하는 아티스트이다. 어쩐지 그들의 노래를 들을 때면 눈에 거슬리는 것 하나 없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그려진다. 그 수평선을 따라 소리를 지르며 해변을 달려볼까 아니면 주저앉아 낮이 밤이 되는 것을 잊을 만큼 하염없이 바라만 볼까. 어느 쪽이든 분명 내게는 충분히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를 스쳐간 그 문장처럼 저 바닷속으로 이 지프가 굴러 들어가도 무방하며, 이 고단한 생애를 등지고 물결의 포말이 되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PLAYL1ST


EP앨범 「wave 0.01」


3. wave


하얀 백사장 위에 가만히 주저앉아 그렇게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괜스레 이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가다 보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영화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마지막 장면에 두 주인공의 감정이 느껴진달까. 그 끝이 어디든 좋을 것 같다.

EP앨범 「summer flows 0.02」


2. ride


제주의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아주 우연히 극적인 순간의 바다를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파도가 흩어져 부서지는 순간 혹은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비추는 햇살 그리고 바람까지. 모든 것이 내 기분과 완벽히 딱 떨어질 때, 이 노래는 그 벅찬 풍경을 분명 더 근사하게 해줄 것이다.

3. seasons


우리 모두 아주 극적인 바다 한 가지씩을 가슴속에 품고 있을 것이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는 어느 가을밤의 해변과 10월의 제주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Wave to Earth를 처음으로 알게 된 노래이자, 듣자마자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 노래가 여러분들의 바다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싱글앨범 「pueblo」


1. pueblo


자, 이제 바다를 향해 가보는 것이다. 끝없이 이어진 도로를 따라 나무와 산을 벗 삼아 그렇게 달리다 보면 어느 해변에 도착하게 될까. 이름 모를 바다여도 그 자체로도 기대되는 여정이다. 답답한 이 도시를 벗어나 바다를 가기로 정했다면, 그 시작을 꼭 이 노래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



”유영游泳하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때마다 버릇같이 바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굳이 소리까지 내어 나지막한 혼잣말로 뱉어보곤 한다. 바다에 가야만 한다. 그래야 이 답답함이 없어질 것이다. 그 푸른 바닷 속을 유영游泳하고 싶어진다. 물에서 노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면 어쩐지 바다에 뛰어들어도 괜찮을 듯하다. 그럼 다음엔 서핑을 해보는 것이다. 이번 PLAYL1ST 플레이리스트에서 소개하는 아티스트 Wave to Earth는 바다에 가고 싶은 나의 아주 좋은 핑계들이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바다가 그려지는 그래서 또 그것을 핑계 삼아 나를 다시 그 바다 앞에 데려다줄 음악들이다. 이 아티스트가 여러분들의 바다와 함께 하기를 또 바다에 갈 좋은 핑계가 되기를 바라본다.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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