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속 펼쳐지는 아마즈의 첫 개인전을 통해
그의 저항 속에서 표출된 아름다운 청춘을 오감으로 느껴보자.
나, 어디로 가야하나?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안했다
앞사람 따라잡기도 바쁜데 뒤에 선 사람들은 또 어디까지 따라붙었는지도 봐야 하니 쉴 틈 없이 고개를 돌린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뛰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소통도 성찰도 없는 그럼 매일매일을 살고 있다. 내 주변만봐도 그렇다. 그놈의 스펙이 뭔지 의미 따위는 잊은 지 오래. 남들 하는 건 일단 해놓고 봐야 어디 이력서라도 내밀 수 있다. 내가 어디쯤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가는지 모르니 '정처 없이' 헤맨다는 기분에 날마다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간다. 그런데 진짜 헤매는 것 맞나? 그저 남들이 하니까 하고 앞에 선 이를 따라가도 있는 것이 발음조차 푸른 <청춘>의 본분에 어울리는 일일까? 우리가 불안하고 막막한 이유가 정말 스펙 위주의 불공정한 대한민국 사회 풍토에 있는 것뿐일까? 나는 그런 생각을 모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즐거운 저항을 꿈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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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자. 괜찮으니까. 당연하니까. 그래야 당신의 청춘이 아름다울 수 있으니까!
당장의 앞을 보자. 그저 보이는 만큼, 가고 싶은 방향으로 그저 한 발씩, 100m씩 나서면 된다. 물론 이렇게 나아가다 보면 당최 먼 앞길은 보이지 않기에 헤맬 것이다. 그러나 헤맨 사람만이 길을 열고 그 길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지루하게 선명한 것보다 흐릿해도 흥미로운 게 진짜 삶 아닐까?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은 궤도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뿐인 청춘에, 젊음이 충만한 이때에 '진짜 나'를 찾아 나서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마침내 정복해야 할 것은 스펙이 아니라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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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을 없앤 뒤에 남는 것이 진짜 나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점점 귀찮아 작품으로 보여주기로 했다. 날마다 꿈꿔왔던 저항을 이제는 보여주기로 했다. 저항! 늘 두렵고 겁나는, 때로는 치명적 위험성마저 내포한 언어다. 세상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고 혼자 그런 작업들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아티스트가 되어있었다. 앞으로도 지금과 비슷한 속도로, 너무 빠르지 않게 저항하며 달려갈 것이다.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만들고 싶은 것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이다. 눈을 감고, 세상을 향해 감각의 촉수를 세우고, 지금 나는 내 스피드로 즐겁에 나아가는 중이다.
나는 날마다 나라는 왕국에서 저항을 했다.
며칠 전 밤샘 작업을 하다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 삶은 마치 지옥이나 마찬가지 같았다. 대량으로 소외되고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도 늘 나라를 저주하고 기성세대를 미워했다. 희망이 외로워 보였다. 다시 작업실에 돌아와, 내가 할 수 있는 소심한 저항을 했다. 비록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저항하지 못하지만, 소외된 이들을 위해,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해, 세상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항을 했다. 내 친구들도 내 작품을 만나, 나와 같이 즐거운 저항을 꿈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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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즈의 '나는 날마다 꿈꾼다, 즐거운 저항을!'이라는 전시 소개 멘트를 보고 그가 표현하는 작품의 균형, 표정, 디테일 모두 하나 가벼운 자세로 다가가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표현하는 저항, 그가 꿈꾸는 청춘 그 모든 것들은 그의 전시장에 표현된 작업물들의 배치, 작업물들의 나열, 작업물 그자체에서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떠한가?', '나의 저항은 즐거운가?', '나의 청춘은 아름답게 진행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조그마한 정답지라도 될 수 있는 그의 첫 개인전을 오감으로 느껴보자.
*전시장 입장시 마스크 착용과 출입 리스트 작성 협조 부탁드립니다.
전시일정 : 2021년 3월 2일 ~ 2021년 4월 10일
전시장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2 <FE26>
관람시간 : 화~일요일 12:00-19:00 (월 휴무)
관람료 : 무료
인스타그램 : @amaz_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