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갤러리에서는 생명이 움트는 봄을 맞이하여 2021년 3월 23일부터 5월 1일까지 하정우의 《At Home》 展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작년 하반기에 기획되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일정이 순연된 끝에 어렵게 작가의 신작을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팬데믹의 여파는 우리의 일상의 모습도 크게 변화시켜, 집에서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생필품 구매를 해결하고 경제·사회활동을 영위하는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신체적인 감각과 이를 기반으 로 이루어지는 친밀한 관계는 피상적이 되었고, 어쩌면 사람들 간의 직접적 교류 없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최소한의 관계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여겨질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작가 하정우 에게 있어서 집은 현실로부터의 고립을 의미할까.
우리에게 영화배우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는 평소 그림 작업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온전히 집중함으 로써 다채로운 배역을 맡아 연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집은 작업실이자, 현실 세계와 분리된 공간처 럼 보이지만, 그를 보다 현실과 긴밀히 소통하도록 돕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