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정규앨범 「Romance」
지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느껴봤을 상실 喪失. 그 상실 喪失은 사랑에만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아마 가장 처음으로 아팠을 사랑의 상실 喪失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앨범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위로이다. 무뎌질 대로 무뎌졌을 테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프기만 한 이 상실 喪失의 시대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포기하는 우리들. 그 시대에서 함병선(9z)은 가장 덤덤한 위로의 말을 “나 역시도 사람을 만나 사랑을 했고 또 상실 喪失했다.”라고 그의 음악으로서 전한다. 여러분의 상실 喪失에 그의 노래가 가장 큰 위로로 닿기를 바라며, 그의 말을 빌려 끝을 내보려고 한다.
긴 하루를 보낸 후 그 감정을 담는 일이었다.
기억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그게 참 어려웠고,
그 기억은 가까워질 듯 멀어져 슬픔인지 행복인지.
대체 어떤 표정인지 알아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여러 관계를 겪으며 나는 이렇게도 생겨나고 저렇게도 지워졌다.
모든 곡이 흐른 후, 당신 앞 누군가에게 ‘사랑합니까?'보다는
‘사랑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이 궁금해진다면.
이 앨범은 그 정도면 되겠다 싶다.
그리고 사랑을 넘어, 사랑을 위한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외로운 것이 당연하지만.
2021년 4월. Romance.
언젠가 주문했던 음식이 이제야 도착했다.
글 – 함병선 (9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