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치마
'검정치마’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이지만, 에디터 본인은 좋아하는 정도에서 정말이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누구에게도 질 자신이 없다.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고, 공연도 빠짐없이 갔으며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의 노래에 빠져들었으면 하는 소박한(?) 꿈도 가지고 있는 ‘검정치마 덕후’이다. 그리고 또 이상하리만큼 주변에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인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기-승-전-검정치마’라는 필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을 정도이니 그의 노래는 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여기서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 도대체 왜 그렇게 검정치마를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데에는 어떤 이유도 설명도 필요 없지만, 그래도 자타가 공인하는 ‘검정치마 덕후’이니 제법 그럴싸한 대답을 기대하고 있을 여러분들께 지금부터 아주 조심스럽게 그 이유를 말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검정치마’를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사실 검정치마는 노래를 잘 하는 가수는 아니다. 특유의 창법 탓인지 혹은 얇은 그의 목소리 때문에 가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것이 어쩐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노래들보다 더 듣기 좋다고 해야 할까. 자기 목소리를 악기처럼 낼 줄 아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노래를 듣다 보면 아주 다양한 다른 악기들이 등장하는데, 그 악기들과 그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하모니는 이 세상 어떤 연주곡보다 듣기 좋은 그래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정말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그런 아티스트이다.
또, 이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아티스트이다. 다른 노래들은 그냥 커피라면, ‘검정치마’의 노래는 T.O.P(티오피)랄까. 다른 노래들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구구절절하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이래서 저래서 이러쿵저러쿵 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하는 듯한 반면에, 검정치마의 노래는 담백하다. “나는 너를 사랑해, 그뿐이야.” 꼭 사랑에 국한되는 가삿말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리고 해석하기 난해한 표현들도 있지만 어쩌면 해석조차 필요 없는 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아티스트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