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TALGIA

노스텔지어

  읽고, 듣고, 보았을 당시를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 있다. 시간은 과거로, 공간은 그것을 접했던 곳으로. 반가운 한편으로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감정들이 있기에 씁쓸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년 어떤 시기마다 다시 꺼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움인 듯 그리움 아닌 듯. 감정적 취향에 가까운 리스트를 작성했다.


『Hunch』- 아침(Achime)

 

  생생한 그림을 전달하는 음악들이 있다. Achime(아침)은 우리가 겪는 젊음의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보여주는 밴드이다. 천천히 사운드를 고조시키는 음악부터 춤추기 좋은 음악까지 다양한 사운드를 담고 있다. 그들의 음악엔 청춘이 있다. 슬라이스 된 청춘의 단면들을 각 트랙 배치해놓은 느낌이다. 단면들은 씁쓸하기도, 찬란하기도, 차갑기도 하다. 때로는 우리의 내밀한 감정에 도달하고, 때로는 날 것 그대로의 기분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이들의 시절이 끝나지 않았으면, 나의 Pathetic Sight가 영원했으면.


『네버랜드』 - 온다 리쿠

 

  온다 리쿠의 청춘 미스터리 소설. 정확히 무엇이라 말하기 힘든 감정이 느껴진다. 명문 사립학교의 기숙사 쇼라이칸에 네 명의 소년이 남게 된다. 겨울방학 동안 그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밀들이 밝혀지게 되고, 그 과정 속에 우정과 비슷한 유대가 형성된다. 온다 리쿠가 그리는 세계는 현실에서 아주 살짝 박리되어 있다. 내가 아는 세계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에선 전혀 다른 세계에 도달한다. 따뜻함 속에서 섬뜩한 사실들을 발견하는 순간 온다 리쿠를 읽는 재미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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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타임 머신 블루스』- 모토히로 카츠유키

 

  중학생 시절 우에노 주리에 빠졌다. 그녀가 나오는 영화는 전부 찾아봤고 어른들이나 볼 법한 그럴싸한 영화를 봤다는 건방진 감상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의 나에게 썸머 타임머신 블루스는 꽤 특이했다. ‘SF 연구회’라는 동아리의 이야기인 것도, SF인지 코미디인지 혼란스러운 장르인 것도 내가 아는 영화가 아니었다. 대학에 간다면 저런 친구들과 청춘 냄새 나는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 망상에 빠졌었다. 현실은 결국 그렇지 않았지만. 썸머 타임머신 블루스를 기억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 베어브릭도 샀었다. 정말 시간이 남아돈다면, 우에노 주리를 정말 좋아한다면 한 번 쯤. 아주 용기 내서 한 번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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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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