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친구들과 함께, 지난 3월 <잃어버린 영혼>을 연극으로 재창작하였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사실 이 책의 전언은 너무 빠른 세상의 속도에서 자신의 속도를 찾는 것, 즉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조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뭔지 재고하고, 그것을 토대로 선택하는 것. 자신이 생각하는 실체와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만의 언어로 연극 <잃어버린 영혼>을 ‘자신만의 방(공간)을 찾는 것’이라 정의했다. 연극은 단 한 명만의 관객을 위한 것이었다.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에서, 기다림의 순간을 기다리며, 시간을 음미하기 위해서 말이다. 나만의 공간을 영위할 수 있다면 나만의 시간- 일상도 보장되는 것이니까.
마지막으로 영혼을 잃어버리지 않을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우리가 권태로워 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일상에서 자신이 지워졌기 때문은 아닐까. 시간은 계속 진보하고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살필 겨를이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꾸미든, 카페에 가서 좋아하는 소설책을 읽든, 각자만의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영혼은 되돌아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