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나는 것처럼 빌 트레일러의 그림 속의 인물은 떠있다. 오브젝트 위가 아닌 공중에 있는 인물은 어떻게 보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일 수도, 혹은 하늘을 나는 걸 지도 모르겠다. 땅으로 떨어지는 삶은 아찔하다. 잡으려고 노력해도 잡을 수 없는 물처럼 시간은 흐르고, 놓친 물은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누구에게나 슬픈 바다가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며 우리는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있다. 다가오는 미래의 불안감에 쉽게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싶었던' 것이 되고야 만다. 빌 트레일러의 그림은 원초적인 분노에 대한 그림을 그렸을 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기에 다가오는 순수의 힘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