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권태기입니다.

* painted by @cheol.gyu_k

Track #19. ’권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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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기를 보내는 중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자고 싶다.”, 마음을 고쳐먹고 나름 큰 결심을 하고 나선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자마자 혼자 나지막하게 내뱉는 말은 “퇴근하고 싶다.”이다. 이유가 될 수는 없겠지만 집에 가고 싶은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예보에도 없는 비가 걱정되어 열고 나온 창문이 신경 쓰이기도, 켜지도 않은 가스불을 내가 끄고 나왔나 괜한 걱정을 해보기도 하지만, 한 가지 내가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 집은 인던셕이라는 걸. 일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밀고 당기기에 지친 것일까. 이 녀석과의 권태기는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찾아와 괴롭혀서 이제는 고통스러울 정도이다. 아, 그래도 삶은 이어지는 것이지 않은가. 이 권태기를 극복해보는 것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리고 당신을 흥부자로 만들어 줄 3장의 앨범을 준비해봤다.

Liam Gallagher 「MTV Unplugged (Live at Hull City Hall)」


  비틀즈 The Beatles 이후 최고의 영국 밴드를 꼽자면 나는 무조건 오아시스 Oasis이다. 이 앨범은 밴드 오아시스의 전 멤버인 Liam Gallagher 리암 갤러거의 라이브 음반이다. 밴드 오아시스 노래의 어쿠스틱 퍼포먼스와 갤러거의 솔로곡으로 구성되어 있어 밴드 오아시스의 향수와 갤러거의 개성을 맞볼 수 있는 앨범이다. 라이브 영상도 Youtube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데, 영상 속 리암을 보고 있으면 Rockstar 록스타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또 한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의 카리스마를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그의 음악과 함께 이 권태로운 하루를 록스타처럼 시작해보는 것이다.

DJ Cam 「Rebirth of Cool」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도심 속에 공원. 우리는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아 앉기로 한다. 햇볕이 눈부셔 미간을 찌푸리게 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얼마 전에 새로 구매한 선글라스가 찡그린 표정을 감춰줄 테니. 그저 이 도시의 바이브를 온몸으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때로는 이런 발칙하고 말도 안 되는 상상들은 지금의 권태를 이기는 것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피식 웃음을 내뱉고 나면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DJ Cam의 사운드는 독보적이다 힙합과 재즈 사운드의 절묘한 조화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쿨해지는 기분이 든달까. 시간이 지나도 세련된 사운드는 쿨함의 재탄생 The Rebirth of Cool을 생생히 보는 듯하다.

Metropolitan Jazz Affair 「Mja」


  이제 도시의 어둠이 찾아왔다. 마피아는 오늘도 선량한 시민을 죽여, 경찰들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 도시는 밤이 찾아오면 더욱 아름답다. 도무지 권태로움과는 거리가 먼 이 도시와 괴리감이 느껴진다면 Metropolitan Jazz Affair의 앨범 「Mja」를 꼭 들어보기를 바란다. 오리지널 재즈의 본질과 형식 그대로 자신들의 개성과 현대적인 감성을 적절히 결합시킨 이들의 사운드는 듣는 이로 하여금 심장을 부여잡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노래들. 당신은 이제 더 이상 권태로움 따위는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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