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를 보내는 중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자고 싶다.”, 마음을 고쳐먹고 나름 큰 결심을 하고 나선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자마자 혼자 나지막하게 내뱉는 말은 “퇴근하고 싶다.”이다. 이유가 될 수는 없겠지만 집에 가고 싶은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예보에도 없는 비가 걱정되어 열고 나온 창문이 신경 쓰이기도, 켜지도 않은 가스불을 내가 끄고 나왔나 괜한 걱정을 해보기도 하지만, 한 가지 내가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 집은 인던셕이라는 걸. 일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밀고 당기기에 지친 것일까. 이 녀석과의 권태기는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찾아와 괴롭혀서 이제는 고통스러울 정도이다. 아, 그래도 삶은 이어지는 것이지 않은가. 이 권태기를 극복해보는 것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리고 당신을 흥부자로 만들어 줄 3장의 앨범을 준비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