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SON FOR FAVORITE THINGS.

최애의 이유

  맥도날드에서는 쿼터파운더 치즈고, 이달의 소녀에서는 츄다.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최애를 찾는 일은 즐겁다. 두루두루 좋은 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최선을 꼽고 이유를 찾는 과정이 주는 뿌듯함도 크다. 때로는 그 이유에서 개인의 소소한 철학이 묻어나기도 한다. 열린 마음만 있다면 타인과 건강한 대화도 가능하고. 이런 의미에서의 취향과 최애를 모았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보다 확대된 이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Boyhood』- Richard Linklater 감독

 

  뒤늦게 찾아본 성장 이야기. 메이슨 주니어와 그의 누나 사만다, 싱글맘 올리비아의 시간을 그린다. 메이슨의 가족은 어딘가 균형이 무너져있다. 메이슨과 사만다는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니며 외로운 시간들을 보낸다. 그럼에도 조금씩 발을 내딛는다. 영화는 애써 눈물을 만들지 않는다. 그냥 이런 삶도 있다, 라는 인상으로 담담하게 메이슨을 보여준다. 생일, 졸업식, 여행, 캠핑과 같은 생애에 있어 크고 작은 이벤트들을 기록한다. 씁쓸하면서도 아주 조금씩 단맛이 베어 나오는 영화이다. 페이크 매거진의 모 에디터는 보이후드가 최애 영화라고 했다. 이 영화의 매력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대답은 12년에 걸친 작업물이라 특히 더 삶과 맞닿아 있다는 것. 그리고 시간은 영원하고 우리는 늘 지금, 현재에 살고 있다는 감각을 일깨워 준다는 것. 영화만큼이나 멋진 이유였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보다 확대된 이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am Dao Eau de Toilette』 - diptyque


  아직 나에게 향의 세계는 어렵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을 아는 사람들이 부럽다. 몇 개 향을 능숙하게 섞는 능력도 역시. 그럼에도 가끔씩 마음에 드는 향을 맡을 때마다 물어보고 적어 놓는다. 딥디크의 탐다오 역시 물어본 향이었다. 어떤 향이냐고 물어보면 여전히 ‘좋은 나무향’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한다. 주구장창 탐다오를 사용하는 누군가는 공간이 떠오른다고 했다. 가본 듯 안 가본 듯 일상과 꿈결 어딘가에 존재하는 숲과 나무로 지어진 건축물. 잔향 이후의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서 감탄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보다 확대된 이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Chuck 70』- CONVERSE

 

  그냥 멋있는 신발. 어떻게 다른 설명을 붙이기도 민망하다. 오랜 시간 좋아해왔고, 십대 때부터 꾸준히 신어왔다. 반스 어센틱과 자리를 다투기도 했지만 그래도 컨버스 척70에 더 손이 간다. 어떤 회사의 한 모델에 긴 시간 정을 붙이는 건 쉽지 않다. 굳이 최애의 이유를 꼽자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신발이라는 것. 어떻게 스타일링 하냐에 따라 다른 인상을 준다는 것. 미착용으로 보관 중인 WACKO MARIA 콜라보레이션을 꺼낼 때가 된 것 같다.


Editor  이기원



e-mail   rubisco27@naver.com

instagram  @2gy1


관련 연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