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쟁’_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 임지선/ 한국/ 픽션/ 94분/ 2021
관계가 유지된다는 건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성적표의 김민영>은 청주의 한 여고 삼행시 모임에서 친해진 단짝 친구들 간의 이야기다. 대학에 가지 않고 고향에서 테니스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희는 어느 날 군대 간 서울 오빠 집에 머물게 되었다는 민영의 초대에 서울로 놀러 간다. 하지만 민영은 정희와 시간을 보내지 않고, 학점 정정 메일을 보내는 데에 매진한다. 정희는 성적 정정을 위해 몰래 집을 떠난 민영의 집을 방황한다. 그러다 정희는 민영의 일기를 보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희는 민영에게 성적표를 남기고 떠난다. 민영과 관련된 과목들에 성적이 매겨있다. 마지막은 ‘한국인의 삶’ 과목, 성적은 F. “너가 한국인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생각나. 남의 눈치를 보고 안정된 사람을 쫒는 사람들. (중략) 앞으로 뭘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말인데 넌 한국인이 아니라 혼혈이었으면 해. 그런 의미에서 F를 줄게.”
우리는 친구이기에, 현재 너무 다른 상황에 처해있어도 나는 우리의 다름을- 너의 무례를 포용하겠다, 로 받아들여졌다.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한국인으로서, 10대의 우정을 겪은 한 사람으로서 감정들이 공감 갔기에 뭔가 엉성하지만 그자체로 위로였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