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현대미술로 세상을 꼬집는 
부자의 2인전 '호민과 재환' 개최

미술과 웹툰이라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 중인 

주재환과 주호민 부자(父子)의 2인전.

  <호민과 재환>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이슈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망해 온 작가 주재환과, 한국 신화를 기반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해석한 웹툰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주호민 부자의 2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미술과 웹툰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 중인 두 작가의 작품세계가 상호 조응하는 방식을 통해 이들이 공유하는 타고난 ‘이야기꾼’, 즉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가 세대를 거쳐 어떻게 진화하고 다르게 발현되는지를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주재환, <짜장면 배달>, 1998, 캔버스에 유채, 65×54cm, 개인 소장


  이를 위해 두 작가의 이야기 전달 방식의 공통분모로서 ‘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을 상정하고, 각자의 개성과 매체적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이야기 전달 방식’에 주목한다. 주재환의 작품에서 텍스트는 시적 메타포를 지니며 이미지와 결합해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이 함축하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상상력을 촉발시킨다. 반면 주호민의 작품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는 만화의 칸으로 나열된 이미지와 말풍선 속 대사로 구성되며 매체적 특성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술이 부각되어 독자에게 영화적 상상력을 제공한다.

주재환, <비(非) 07>, 2008, 캔버스에 유채, 65×53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인간은 호모나랜스(Homonarrans)라 불릴 만큼 이야기 본능을 가진 존재이다. 말을 할 수 있게 된 어린아이는 본능적으로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한다. 미국의 신화학자인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에 따르면 우리가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세계와 관계를 이루기 위해, 우리 삶을 현실과 조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주재환과 주호민 부자에게 있어서 역시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하고 관여하고자 하는 본능 혹은 노력의 발현인 셈이다. 부자는 다른 시대를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바라보는 데 있어 어떠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데, 서로의 작품이 교차하는 전시 공간에서는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와 그 너머의 세계를 바라봄에 있어 유사점과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주호민, 『신과 함께-저승편』(2010) 중 <저승삼차사>, 라이트박스 디지털 출력, 200×140cm


  <호민과 재환>은 아버지와 아들, 미술과 웹툰 이라는 각기 다른 입장과 장르에 속한 화자들이 미술관이라는 한 공간에서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관객은 두 작가를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사회와의 관계성까지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작가를 하나의 매체 혹은 미디어로 간주했을 때, 작가가 가진 태도, 장점, 관심사 등의 콘텐츠가 세대를 거쳐 어떻게 진화하고 발현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전시가 주재환, 주호민 부자의 이야기를 넘어서, 작가와 관람객 그리고 관람객과 관람객이 나누는 또 다른 이야기로 확장되길 바란다.

주호민, 『무한동력』(2008) 중 <표지>, 라이트박스 디지털 출력, 200×140cm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호민과 재환>은 현대미술과 웹툰이라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두 작가가, 상대의 작업을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넘나드는 대화법을 통해 어떻게 이미지의 상상력을 확장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특별한 상호 배움의 관계는 관객들이 이미지의 이야기를 삶의 일상적인 공간 속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다”라고 말하였다.


  위 전시를 통해 각자의 시선으로 특별한 상호 배움의 관계를 꿰뚫어 보고 현대미술과 웹툰, 각기 다른 영역에서 표출하는 이미지의 이야기를 전시를 통해 읽어보자. 또한, 주호민 작가가 직접 녹음한 시립미술관 도슨팅앱 음성서비스 제공하오니 좀 더 깊이감 있는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일정 : 2021. 5. 18.(화)~8. 1.(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 3층, 프로젝트 갤러리, 크리스탈 갤러리

전시부문 : 회화, 설치, 영상, 웹툰 등 130여점

관람시간 : 화~금 10:00 ~ 20:00

인스타그램 : @seoulmuseumofart

공식 홈페이지 : www.sema.seoul.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