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요한 밤이 좋습니다. 침대에 기대어 가만히 누워 피워놓은 인센스의 향을 맡으며 이 고요 속에 파묻히는 것이 어쩐지 즐겁기까지 합니다. 출처를 모르는 생각 한 가지를 붙잡아 두기로 해봅니다. 그 생각을 우주비행선 삼아 끝없이 펼쳐진 우주를 항해해보는 것입니다. 발칙한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지나간 후회와 미련도 꺼내어보고, 딱 미간이 살짝 찌푸러질 만큼만 고민을 해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 어쩌면 이것은 지독히 고독한 항해이며, 침묵만이 흐르는 이 시간이 광활한 우주를 표류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우리는 어디든 다다를 테니까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수다를 떠는 것도 좋을 테지만, 지금은 방해받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혼자이고 싶습니다. 외로움을 자처하는 일은 절대로 아닙니다. 나는 그냥 이 ‘고요함’이 좋을 뿐입니다.
누군가에게나 고요함과 어울리는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지나치고 어울리게 되지만 꼭 그것만이 내 하루의 전부는 아닙니다. 혼자 보내는 이 시간도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기에 오늘은 ‘고요한 항해’를 돕는 길잡이 같은 PLAYL1ST를 준비했습니다. 그 어떤 것에 방해받지 않고, 그저 가만히 방안 가득 퍼진 고요함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이 PLAYL1ST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 그럼 이제 곡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다른 행성으로 가는 ‘고요한 항해’를 시작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