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호흡’은 작가가 구사하는 표현의 단위를 이르기도 하고(“빠른 호흡으로 그린 선”, “짧은 호흡으로 끊어 쓴 시”) 개인의 감각과 매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일종의 리듬감을 뜻하기도 한다("그는 자신만의 호흡으로 지면紙面을 장악해 나갔다"). 삶의 조건인 호흡을 작품에 관한 것으로 치환할 때, 그것은 형식을 운용하는 속도와 리듬의 문제가 된다.
전시를 구성하는 세 작가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 그들의 작품에는 자기 아닌 것을 향한 야심이 없다. 그들은 자기 바깥의 형식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와 리듬을 찾기 위한 방편으로 형식을 활용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를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회복’에 관한 전시라고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변화를 겪은 주체가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이 회복이다. 그러므로 회복을 위한 작업이란 곧 자신의 고유한 속도와 리듬으로 돌아가기 위한 실천일 수밖에 없다.
길을 잃은 선원이 별을 헤아려 사위를 찾는 것처럼, 혹은 흐트러진 마음을 규칙적인 호흡을 통해 가다듬는 것처럼, 그들은 작업으로 자신을 회복한다. 이러한 공통적 태도가 그들의 작업을 서로 다른 것으로 만든다. 각기 다른 결을 지닌 작품들은, 서로 다른 세 사람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시도의 흔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