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션 아트를 선보이는 정우원 개인전, 
'방 안의 다섯 번째 계절'

라흰 갤러리의 이번 전시에서 정우원 작가가 주력하는 것은 물질, 사물, 오브제와 사람 사이에서 '시간'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쌍방향 소통이다.

  2021년 6월, 라흰갤러리 (대표 정은진)에서 정우원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로봇공학도 출신인 정우원 작가는 영국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링에 기초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그간 외부에서는 정우원 작가를 ‘키네틱 아티스트 (Kinetic Artist)로 분류하곤 했다. 그러나 라흰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본인만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에 한층 몰두하고자 한다. 여기에 접목되는 기계적인 요소란 지속적인 변화를 매개로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매체이다. 단순하게 반복되거나 간단하게 버튼만 누르는 작업이 아니다. 시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움직임으로써 감상자와 오브제가 서로에게 정이 드는 작업, 이른바 '인터랙션 (interaction) 아트'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정우원 작가가 주력하는 것은 물질, 사물, 오브제와 사람 사이에서 ‘시간’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쌍방향 소통이다. 그의 작업이 주로 움직임을 동원하고 있는 만큼, 정우원 작가의 작품에서 시간의 흐름은 감상자에게 항상 물음을 던지는 근원적인 토대가 되어 왔다. 그런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시간은 시계의 침과 함께 째깍거리며 소모되는 절대적 시간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인간의 삶이 직선적인 시간의 흐름에 묶여 있다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하며, 빛과 향과 형태의 변화가 가져오는 우연적인 효과를 통해 전례 없는 새로운 시간을 창조하려 한다. 그것이 바로 ‘다섯 번째 계절’이다. 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없는 건물의 내부에 전연 색다른 시간을 시각화함으로써, 작가는 어떠한 시간의 흐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념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전시가 개최되는 라흰갤러리의 구조는 층마다 공간 개념이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어, 작가만의 개념과 생각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배경이 된다. 외부에서 흐르고 있는 절대적 시간과 차단된 곳에서, 감상자는 이제 작가가 곳곳에 설치해 놓은 갖가지 오브제들을 감각적으로 향유하며 다채로운 '다섯 번째 계절'을 여행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움직임을 예술적으로 승인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이번 작업들이 기존의 노선을 연장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가 조성한 시간의 원근 안에서 작업을 통해 마련되는 사람과 물질 사이의 감정적인 교류를 보노라면, 움직임을 토대로 하는 이 작업들이 파인 아트 (fine art)로 승화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정우원 작가의 작업 세계에서 하나의 분수령을 이루는 <방 안의 다섯 번째 계절>을 계기로, 향유자들 또한 새로운 시간성이 창조되는 극적인 순간을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전시일정 : 2021년 6월 16일 (목) ~ 7월 31일 (토) , 입장료 없음.

전시장소 : 라흰갤러리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용산동3가 6-30)

Gallery hour: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무/일요일 예약제 (오후 2~6시, 전날 마감)

문의 : 조은영 큐레이터 02-534-2033 / laheen@naver.com

인스타그램 : @laheen_gallery

공식 홈페이지 : www.laheen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