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전시에서 정우원 작가가 주력하는 것은 물질, 사물, 오브제와 사람 사이에서 ‘시간’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쌍방향 소통이다. 그의 작업이 주로 움직임을 동원하고 있는 만큼, 정우원 작가의 작품에서 시간의 흐름은 감상자에게 항상 물음을 던지는 근원적인 토대가 되어 왔다. 그런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시간은 시계의 침과 함께 째깍거리며 소모되는 절대적 시간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인간의 삶이 직선적인 시간의 흐름에 묶여 있다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하며, 빛과 향과 형태의 변화가 가져오는 우연적인 효과를 통해 전례 없는 새로운 시간을 창조하려 한다. 그것이 바로 ‘다섯 번째 계절’이다. 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없는 건물의 내부에 전연 색다른 시간을 시각화함으로써, 작가는 어떠한 시간의 흐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념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