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ATIGUE-FREE SUMMER

피로 없는 여름

  블록버스터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피곤하지 않은 컨텐츠도 필요하다. 격정적인 연애 말고, 여기저기서 터지는 총탄 말고, 의미심장한 관계들 말고 편히 지켜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반가울 때도 있다. 힐링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으로 말이다. 한 발 떨어졌을 때 그 곳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으면 더 좋을지도. 소설 한 편과 드라마 두 편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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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tvN


  모두가 아는, 모두가 기다린 그 드라마. 한국 드라마 중 처음으로 시즌2를 기다렸다. 무해한 인물들, 잔잔한 서사, 설레는 애정전선까지 피로 없이 볼 수 있다. 결국 대부분 공통적으로 겪는 성장통이 있다는 점에서 위로를 얻는다.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특수성이 눈에 들어오지만 또 그만큼 평범한 하나의 사람으로 부각되는 포인트도 많다. 현실과 판타지 사이 적당한 위치에 놓여있다. 나는 마흔쯤에 무슨 일을 하며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하게 된다. 당연히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들도 이 드라마의 장점 중 장점.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하고 있다.



『독고솜에게 반하면』 - 허진희


  중학생들이 주인공인 소설. 마녀 독고솜과 탐정 서율무, 여왕 단태희를 두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중생들의 이야기지만 그 이상의 보편적인 메시지를 준다. 소문으로만 새로운 타인을 평가하고, 그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편견 없이 누군가를 알아가는 노력과 편견으로 외로운 누군가의 옆을 지키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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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캠프에서 먹고 자다』- TV도쿄


  조용한 곳으로 캠핑을 떠나고 싶다. 하지만 핑계는 시간이고, 문제는 돈이다. 혼자이고 싶은 기분이 필요할 때 대리만족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찾았다. 제목처럼 혼자 캠핑을 떠나 먹고 자는 이야기이다. 홀수 에피소드는 켄토의 이야기, 짝수 에피소드는 나나코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켄토는 통조림으로, 나나코는 현지에서 채집으로 음식을 만든다. 어떤 음식이든 맛있어 보인다. 인물들은 각자 개인사를 가지고 있지만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뜬금없는 로맨스로 보는 이를 당황시키지도 않는다. 애초에 켄토와 나나코의 에피소드는 별개로 진행된다. 보는 내내 적당한 온도를 느낄 수 있다.


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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