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영원 속에
Track #26 '영원 속에'
지나고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때 내가 이렇게 저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부터 스쳐가는 바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구나 하는 아쉬움까지, 이상하게 모든 일은 지나와서 보면 가려져 있어 보지 못했던 다른 것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다 지나간 일들을 굳이 꺼내어서 볼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끄집어내어서 보게 되는 요즘인데 과거의 ‘나’는 참 못되기도 했었더군요. 그래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절들이 많았습니다. 무모하기도 철없기도 했지만 그만큼 순수했었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해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네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것을요. 다 지나간 마당에 이제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그래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고 이제 제법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비록 우리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로의 곁을 지킨 그 시간들만큼은 근사한 시절이었습니다. 우리는 더할 나위 좋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 우리 어떤 미련도 그리움도 미안함도 가지지 않기로 해요. 당신의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PLAYL1ST는 YouTube를 통해서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PLAYL1ST ; 영원 속에]
1. 윤지영 - 다 지나간 일들을
2. 좋아서 하는 밴드 - 네가 오던 밤
3. 정우 – 연가
4. 조원선 – 살랑살랑
5. 혁오 – Paul
6. 장범준 - 그대 떠난 뒤
7. 015B, OWEN -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8. 김박재재 – 오래오래
9. 권나무 - 사랑은 높은 곳에서 흐르지
10. 장기하와 얼굴들 - 별거 아니라고
P.S. ‘고요한 항해 끝에’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나간 시절에 닿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내게는 좋은 추억이기에 아프지는 않습니다. 지나간 일들은 이미 지나갔으니깐 말이죠. 이번 PLAYL1ST는 ‘영원 속에’라는 제목을 붙여봤습니다. 비록 지나갔을지라도 그 무게는 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인지, 시간이 지나도 그 느낌이 오래 남아 지나간 자리를 괜히 손으로 쓰다듬어 보는 잠 못 이루는 밤입니다. 그 시절 우리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 남겠지요. 그럼 그럴 때마다 웃음이 나오겠지요. 아, 참으로 근사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제 닻을 풀어 다음 섬으로 향해봅니다. 그럼, 이만.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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