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Thinking !

생각하는 여름

  폭염과 비가 반복 되고 있다. 숨 쉬기 힘들 정도로 덥다가도 문득 비가 내리고 다소 변덕스러운 여름이다. 성과 있는 여름을 보내려고 했지만 몸이 자꾸만 늘어진다. 마음도 몸을 따라 조금씩 지친다. 커다란 자극을 원하는 건 아니다. 일상을 유지하는 선에서 살짝만 시선을 돌릴 것이 필요하다. 지친 마음에서 벗어나 진지한 사유로 이끌어주는 글과 영상을 준비했다.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 허수경 』


  ‘바빌론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시인의 삶이 끝나기 직전까지 써내려간 글들이 담겨있다. 한국의 오래된 도시에서 자라 독일에서 공부하며 고고학자가 된 시인은 폐허 도시의 경험을 통해 영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탄생, 그리고 소멸을 거친 도시들의 역사는 우리의 생애와 닮아 있다. 우리가 모르는 저 먼 나라의 고대 폐허 도시에서 시인의 기억 속 한국 어딘가로 시인은 시공간은 교차시킨다. 어렵지 않다. 잠깐의 무너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어느 가족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 이상의 유대는 무엇인지 한 번 쯤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원제는 ‘만비키 가족’으로 ‘만비키’는 일본어로 좀도둑을 뜻한다. 이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생활을 연명한다. 어느날 길을 헤매고 있는 유리를 발견하고 가족으로 맞이한다. ‘어느 가족’은 피가 섞이지 않은 이들이 어떻게 유대를 만들고 함께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더불어 사회가 이들을 어디로 몰아가는지,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단란한 그들의 장면들을 목격하시길!




『이키가미 - 마세 모토로


  나의 사망을 예고 받는 다면 무슨 기분일까.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내야하고 무엇을 정리해야할까, 아니 나는 가장 먼저 어떤 감정을 겪어내야 하는 지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다. 이키가미는 그런 이야기다. 현대 일본을 닮은 가상의 국가에선 다양한 이유를 들어 청년들에게 사망예고증을 발급한다. 국가번영법 아래 접종받는 나노캡슐에는 0.1%의 확률로 죽음이 담겨있다. 죽음을 통지하는 사람들과 받아들이는 사람, 지켜보는 사람 그리고 국가. 다양한 시각을 체험할 수 있다.


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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