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팝 듀오, WOOL

음악은 때론 감정을 불러일으키키도, 우리로 하여금 어떤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울의 음악을 듣고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미장센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Q. 자기소개


A. 
원호재 : 우리는 울이라고 하는 팀입니다. 쉽게 말하면, 얼터너티브 팝이라고 할 수 있는 장르를 다루고 있고, 저는 울 안에서 보컬, 작사, 작곡을 맡은 원호재라고 합니다.

 

양지혁 : 저는 울에서 프로듀싱, 프로듀서를 맡은 양지혁이라고 합니다. 예명은 페트메이드고요.


Q. 업으로 삼게 된 이유


A. 

원호재 : 저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쉽게 말해서는 사실 업이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할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진짜 돈을 벌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이렇게 수많은 유형이 있잖아요. 근데 그걸 생각했을 때, 나이는 근데 계속 바뀌잖아요. 최대한 젊을 때 할 수 있는 게 뭔가 생각했었어요. 도시공학과를 나왔거든요. 근데, 만약 과를 살려 간다면 도시 설계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될 수 있고, 많은 분야에 일할 수 있는데, 그런 분야도 되게 자신 있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한데, 젊었을 때 해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직업이냐를 생각했을 때는 자기를 표현하는 직업이 제일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를 표현하면서 돈 버는 게 예술이잖아요. 젊을수록 더 좋은 양분이 되는 직업은 아무래도 예술 쪽이기도 하고, 예술에도 표현 도구가 되게 많지만, 노래 부르는 것, 듣는 걸 좋아했고 무엇보다 어느새 하는 게 음악인 것 같았어요. 돈은 아직 못 벌지만, 이걸로 돈을 벌면 좋겠다 해서 자연스럽게 업이 됐습니다.

 

양지혁 : 군대에 가기 전부터 계속 음악을 하고는 있었는데, 이걸 내가 업으로 삼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음악을 하지는 않았어요. 재미있어서 취미로 하다가, 군대에서 보통 남자들은 다 그렇겠지만 나가서 뭘 할지, 이런 고민을 많이 하니까 할 수 있는 게 음악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 음악으로 먹고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결됐어요. 내가 제일 오로지 하나에 집중해서 행복을 느끼는 감정이 음악밖에 없었어요, 결국은 그게 나중에 돈으로 이어질 것 같아요.


Q. 팀으로 활동하게 된 이유


A. 

원호재 : 저는 목소리로 음악을 표현하고, 이 친구는 직접 비트를 만들거나 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포지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필요한 존재예요. 각자의 역할이 있어야만 돌아가는 최소 단위, 그게 제일 좋았죠. 게다가 저희가 군대에서 만났거든요. 군대 선, 후임 사이라서 그때부터 쌓아온 인간관계. 예전에는 같이 음악을 하는 것이었지만, 표현하고 싶은 바가 좀 비슷해지기도 했고, 물론 그런 면에서 많이 부딪힐 때도 있고, 통할 때도 있지만 서로 같이 지내는 시간도 많아지고 하는 일이 같으니까 교집합이 생기잖아요. 자연스럽게 그 교집합에 힘을 모아서 곡을 만들고, 또 만들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 울의 음악과 프로듀싱 방향


A. 

양지혁 : 다른 아티스트는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그리고 저는, 보통 곡을 쓸 때 그 시점의 감정과 느끼던 것들 되게 원초적인 부분에서 시작해요. 그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맞는 소리를 찾아서 그 단계에서 호재 형이랑 충분한 소통을 하며 차근차근 뭔가를 만들어가는 단계에 도달하죠. 굳이 장르적으로나 사운드 적으로 접근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추상적인 시작 단계를 많이 가지는 것 같아요. 여태 저희가 만들었던 곡들도 그런 단계를 거쳐서 만든 곡들인 것 같고, 보통 그러한 곡들이 완성이 제일 빨리 되고, 저희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나온 것 같아요.


Q. 어떻게 가사를 쓰시나요?


A. 접근 방법도 곡마다 달라요. 처음에 제가 느낀 대로 가사를 먼저 쓰지만, 대부분 멜로디에 맞는 가사가 떠오르고 멜로디를 헤치지 않는 언어를 찾으려고 해요. 굳이 따지면 추상화라고 할 수 있지만, 지혁이가 배경과 스케치를 하고, 그 이후 저는 자연스럽게 색칠하는 거죠. 그러면 더 가사가 중구난방으로는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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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까지와 그 이후의 결과물


A. 현재까지의 결과물을 보자면, 대부분의 자기 작품을 만드는 분들은 다 공감하겠지만, 여태까지 낸 곡 자체로 만족이 되는 건 진짜 잘 없고, 그 대신 가끔 들려오는 주변 사람이나 누군가가 자기의 일상에서 음악을 들어줄 때 예를 들어, 드라이브나 샤워할 때 들을 수도 있고 그럴 때는 기분이 좋지만, 막상 제가 생각했을 때도 제 일상에 그렇게 많이 안 쓰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자신 있게 만들어 놓은 곡이지만 떳떳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채찍질한다는 의미로 결과물을 보자면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저런 걸 냈었지!’, ‘더 잘해야지’, ‘내가 저렇게까지 밖에 못 했네’, ‘그럼 더 해야지‘. 그 이후 즉, 미래에 바라는 작업물은 당연히 당근의 의미로 다가오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Q. 곡 작업을 할 때, 나만의 방식 혹은 의식이 있다면


A. 

원호재 : 제가 주로 하는 건 가사 쓰는 거랑 녹음이거든요. 근데 딱히 저만의 그런 게 있지는 않고요. 그 대신 평상시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내가 녹음을 하거나 가사를 쓸 때 그 시점에 노력을 해봤자 늦은 것 같고, 평상시에 다방면으로 다 접하려고 하거든요. 모든 것들에서 제 식대로 느끼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작업할 때보다는, 하기 전에 그리고 하고 나서 평상시에 어떻게 내 식으로 표현하느냐는 생각을 많이 해요.

 

양지혁 : 평소에 노래를 제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전 세계 모든 노래를 평생 다 들어도 못 들을 정도로 많지만, 영감을 얻거나 작업을 시작할 때는 많은 기초 단계를 쌓을 수 있고, 영화도 마찬가지고 전시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래도 노래가 제일 와닿죠. 제일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감정에 맞는 노래들을 찾고 또 새로운 음악도 찾고 그러면서 많은 방향을 잡는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하기 전에 항상 클래식을 듣긴 해요. 귀를 정화하고 창문을 열어서 바깥 하늘도 조금 보고.


Q. 자신들과 같은 업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A. 

원호재 : 모든 게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직업이, 사람이. 사람마다 생각이 있고 하고 싶은 게 있고 표현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게 예술가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만의 생각도 확실하고 막 표현하고 싶은 바가 분명히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해볼 수는 있지 않나 생각은 해요. 저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게 한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시작해야 모든 게 굴러가니까, 그런 면에서 고민이 있는 사람이면 한 번 해보는 건 무조건 추천해요.

 

양지혁 : 진짜 제일 어려운 거겠지만, 가슴이 떨리고, 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나 이것만 있어도 살 수 있겠다는 감정이 있어야 접근하는 게 바르다고 봐요. 그래야 좀 더 확실하게 행동할 수 있고, 현실적인 문제로 봤을 때는 힘들지만 부딪혀 볼 수 있고 그래서 그러한 마음을 가졌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아요.

 

원호재 : 저한테도 하는 조언이면서, 모두한테도 하고 싶은 조언, 그러니까 조언이라기보다는 그냥 공유인데, 평소에 일상을 그렇게 살기라는 방식이 있었잖아요. 그게 진해지는 사람이면. 무슨 도구를 만져도 엄청난 예술가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제일 어렵지만, 그 방법이 공감되고 자기가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하면 뭔가 발성이든 비트 몇 박자니 이런 거 다 필요 없고, 그 사람이 표현하고 싶은 바가 진짜 확실하다면 그걸로 된 것 같아요.

 

양지혁 :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프로듀싱에 관련된 사람이든, 보컬을 하는 사람이든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든 그쪽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얻게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혼자 많이 있어 봤는데, 지체되는 시간이 길더라고요. 본인 내실 다지는 건 당연히 해야 할 노력이고, 주변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얻게 되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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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울의 음악이 어떤 장소와 느낌에서 틀어졌으면 하는지


A. 욕심이지만, 어떤 장소나 상황이나 울의 음악이면 좋겠지만.. (웃음) 확실한 건 이걸 들었을 때 그 시간이나 공간이 생각나면 좋겠어요. ‘아 맞다, 그때 아, 이 노래 들었을 때 어디였지’, 뭐 이런 거 있잖아요.


Q. 사이트에 Wool의 인터뷰가 업로드됐을 때, BGM으로 깔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A. 첫 번째 EP 앨범 중에 쿼터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이 모든 연령층, 모든 다양한 사람들한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많은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되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랑 가사지만 그 곡이 제일 울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요. 가사만 본다면 조금 단순하고 반복적이어서 부족할 수는 있는데, 감정이나 무드 여러 가지 그런 것들은 잘 표현한 작업물 같아서 쿼터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네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보다 매력적으로 표현해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당신에게 'FAKE'란?


A. 

원호재 : 아까도 말했던 평소에 그렇게 사는 거. 누가 본능적으로 일어나서 미술 작품을 보러 나가고, 누가 일어나서 본능적으로 갑자기 핸드폰을 잠금 화면을 열어서 음악을 찾아서 그걸로 에어팟을 끼고 듣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본능적으로….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양지혁 :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신뢰를 두고 가는 거요. 그게 저 자신을 계속 만들어가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평범한 말 같지만, 일종의 자신감 같은 거예요. 아직은 큰 결과물이 다가오진 않았지만, 내가 가진 색을 앞으로도 더 열심히 표현하면 분명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 의심은 없어요. 내적으로 수그러들지 않고 나 자신을 믿으면서 음악에 다가가는 거 그게 지금 저를 이끄는 원동력이자 원하는 목표에 다가가는 저만의 페이크입니다.

 

WOOL : 울만의 fake는 원호재와 양지혁 각자를 유지하는 거예요. 우리 둘의 생각, 철학, 취향, 태도, 분위기 등을 골고루 갈아 넣은 게 울이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각자의 답변이 곧, 울의 fak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