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처럼 '~할 수 있다면'?

  

스트린드베리 <꿈연극>

 

    <꿈연극>의 한국어 판본 첫 페이지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가 작품을 완성하기 2주 전에 화가 칼라르손에게 보낸 편지 중,

 

 “내게 인생은 갈수록 꿈과 같아지고 설명이 불가능해집니다아마도 죽어야 정말로 깨어날 겁니다.”

   작가 스트린드베리(1849~1912)는 스웨덴의 극작가로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성장하였다고 한다. 결핍된 사랑에 고뇌하면서 반항과 조소를 지닌 이상 성격으로 일생을 방황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한때 의사, 화가, 배우를 지망하기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작가가 일생 전반으로 염세적인 현실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꿈연극>은 인드라의 딸 아그네스가 하늘에서 인간 세계에 떨어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아그네스는 희망이 전무한 인간 세상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절망과 허무, 고통,고난으로 가득 찬 인간 군상을 만나고, 소멸해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마치 꿈속을 헤매는 듯 시공간이 변하고등장인물들과의 대화로 극이 진행된다대화의 내용은 철학적이고사변적이고염세적이다.

 

   스트린드베리에게 꿈은 어떤 세계였을까. 스트린드베리는 파라텍스트를 중요하게 여겼으므로 작가의 말에 이런 말을 썼다.

 

‘이 작품은 일관성이 없지만 분명하게 논리를 갖춘 꿈의 형식을 모방하려고 시도했다.’,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모든 것이 가능하고 그럴 듯하다.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꿈을 우리의 관념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극적 세계로 보고, 기존 언어의 논리보단 직관에 기대어 서술한다. 모든 것이 일어날 수 있는 꿈의 세계에서 개연성 없이 아그네스가 만나는 인물들과의 대화로 이루어진 <꿈연극>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모든 일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것같다. 인생과 꿈은 닮아있는 동시에, 현실세계라면 기이한 현상이고, 이상할 수 있는 인물일 수 있지만 오직 꿈속이기에 용납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실도 그러하지 않은가?

 

   삶이 꿈처럼 논리 정연하지 않고 무질서하며 결국엔 우리는 혼돈 속을 겪게 된다. 꿈속 세계를 엿보듯, 시간과 기억의 바깥으로부터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이다. 꿈은, 환상은, 욕망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 걸까?


Editor  정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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