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 임터뷰, Hillbilly 바버샵

 학창시절의 친구 3명이 어른이 되고 난 지금, 서로 다른 일을 하다. 자신만의 로망을 위해 바버라는 직업을 향해 뛰어들었다. 이들은 다시금 모여 둔촌동 어느 한 자리에 바버샵을 오픈했고, 그들은 밤낮 가릴 거 없이 누구보다 열심히 일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한테는 hillbilly라는 바버샵이 무모한 도전 이었을까? 환경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젊은 나이에 자신만의 가게를 갖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선택일거라 생각했다. 그들은 왜? 뭐 때문에, 이처럼 화끈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이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 둔촌동에 위치한 hillbilly바버샵을 방문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둔촌동 동네에서 hillbilly의 화려한 간판은 멀리서도 보였다. 덕분에 길을 헤매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나이 세분에게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몇 마디 안 나눴지만 당시 추적추적 하게 비가 오는 날씨도 한 여름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가 감싸고 돌았다. 나는 이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곧 바로 인터뷰에 들어갔다.  맨 첫 번째 질문으로, 다른 사람들 눈에 자칫 서브컬처로 보일 수 있는 직업인 바버를 왜 선택하게 됐는지 물어보았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보다 확대된 이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 덕배 바버 : 어렸을 때 꾸미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뭐 먹고 살지?’라는 물음에 이쪽 문화에 뛰어들려고 생각했었는데 군대에서 이발병을 하다 보니 미용에 재미를 느껴 이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A. 오션 바버 : 저도 본래는 패션, 타투, 바이크 등 다양한 문화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직업인 부사관을 하면서 이런 문화들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기에, 제 갈망들을 억누르고 점점 더 쌓아 왔습니다. 결국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 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고, 찾아보니 제가 좋아하는 문화들을 표출 할 수 있는 직업이 바버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직업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A. 후드바버 : 저는 바버에 몸을 담기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원들이 다 한번씩은 빠지는 매너리즘에 싫증이 질리도록 나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덕배 바버가 미용 하는 모습을 보고 헤어스타일이 주는 변화에 큰 메리트를 느껴 이 직업에 몸 담게 됐습니다.


  본래의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다른 직업으로 진로를 바꾼다는 결정이 결코 쉽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적인 부분과 심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바버를 하면서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A. 덕배, 오션 ,후드바버 : 사람이 개방적으로 바뀐 거 같습니다. 옛날은 고심을 많이 하고 일을 했었다면 요즘에는 조금 더 부딪혀보고 활동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보다 확대된 이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 분다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이미 많은 걸 희생하고 포기했기 때문에 어떤 도전이든 자신 있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본래 다른 직업이었던 두 분은 지금의 직업에서 어떤 만족감을 얻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A. 오션바버 : 군대 내에서는 다소 억압적인 환경이다 보니까 보통의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활동, 대화 같은 평범함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에 이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A. 후드바버 : 친구들끼리 같이 일을 하는 환경이 주는 여유로움이 좋습니다. 회사생활 보다는 금전적인 여유는 없지만, 일하는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과 자유로움 때문에 행복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너무 달콤한 인생이다. 더군다나 hillbilly 바버샵처럼 친한 친구랑 같이 일을 하게 된다면 더더욱 좋은 일터라고 느껴진다. 얘기만 들어도 너무 매혹적이게 다가와서 내가 만약에 hillbilly처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혹시 해줄 말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A. 덕배바버 : ‘선타투 후뚜맞’이라는 말 혹시 알고 계신가요? 이 말처럼 저는 후두려 맞는 한이 있어도 안 해보는 것보다 저질러 보고 후회하는 게 낮다고 생각합니다.


A. 오션바버 : 제 장소에서 성장의 기회를 갖는다는 점이 너무 좋습니다.


A. 후드바버 :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친구들이 시작하고 뒤늦게 합류하는 것 보다, 지금 당장 무리 하더라도 들어가더라도 같은자리에서 성장한 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얘기해주는 말들은 과감했고 또는 유쾌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웠다. 평소에 생각만 하고 혼자 우물쭈물 대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다면 한번쯤은 나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물어보았다.


A. 덕배, 오션, 후드바버 : 친구들끼리 의 상하는 일없이 둔촌동에서 강동구 최고 해어 샵으로 성장해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hillbilly’ 라는 상호명을 가지고 친구들과 다른 사업을 같이 해서 또 다른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Hillbilly 새로운 도전의 시작은 또 다른 도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답변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는 끝이 났다. 나는 먹다 남은 커피를 들이키고 사진을 찍었다. 찍다 보니 hillbilly의 바버샵은 다른 바버샵과 다른 점이 있는지, 돌연히 궁금해서 사진 셔터소리와 함께 여쭈어 보았다. ‘저희는 다른 샵에 비해 손님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그래서 손님들이 오시면 저희와 좀 더 은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답니다.’ 라고 웃으며 얘기하셨다. 내가 어렸을 때 갔던 바버샵은 멋있는 형들 속에 분위기가 압도되어 정적만이 흐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Hillbilly 바버샵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가게들이 있다면 단순히 머리 자르는 공간이 아닌 더 값진 의미가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진을 다 찍고, 문을 나섰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고, 우산을 쓰며, 한적한 길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오늘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살다 보니 선택의 기로 앞에 놓여져 있는 우리 인생에서 후회 없는 선택이라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택에 대한 후회가 닳고 닳아 생긴 마음 한 구석에 생겨난 상처들은, 이제는 더 이상 짓 물 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일어나봅시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어딘가에 부딪혀 더욱 쓰리고 아프지만 이 과정 속에서 우리들은 은연중에 성장해 갈 것 입니다. 이 상처가 굳고 굳어 굳은살이 되어 우리들의 경험을 더욱 더 견고하게 만들고, 언제든지 목표를 향해서 뛰어 갈 수 있는 열정의 불을 지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니 항상 도전하고 노력합시다.


Editor  임찬영



e-mail   dlacksdud160@naver.com

instagram  @old_nibus


관련 연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