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걸 견디고 버텨내는 마음, 인내심.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단어다. 하기 싫은 건 곧장 죽어도 못하는 내 철없는 마음을 내 치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인내심이 좋다고 얘기하지만 왠지 모르게 낯설게 들려오는 이 감사함은 그저 나를 부끄럽게 만들 뿐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과연 내가 인내심이 좋은 걸까? 이 해답에 조언을 받기 위해서 가죽공예 브랜드 m.b.s 김태훈 대표님을 만나 뵈러 갔다.
가죽이 곧 취미이자 관심인, 김태훈 대표님은 다른 브랜드보다 아이덴티티가 뚜렷하다고 생각했다. m.b.s의 제품을 살짝 만 훔쳐봐도 고심과 연구를 많이 해서 만든 제품이라고 생각했고, 상품성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며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게 느껴져, 타 브랜드에 비해 판매상품이 되기까지 수 차례의 인내심의 과정이 있을 거라 생각 했다. 이런 생각이 지독하게 엉켰던 내 고민의 실마리를 풀어줄 것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 돼, 설레는 마음으로 수원에 위치한 쇼룸으로 방문했다.
수원 어느 한적한 동네 자리잡은 m.b.s 쇼룸, 그 동네에서 작업실이라고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나지막이 들려오는 제봉틀 소리는 나를 반갑게 만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니나 다를까 대표님은 한참 작업에 몰두하시는 중 이었다. 집중의 훼방꾼이 돼버린 나는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대표님은 웃음과 함께 인사말과 안부를 물었고, 걱정했던 마음은 비가 오듯이 흘러 내려갔다. 한참 날씨가 습했던 터라 최근에 교체한 에어컨을 틀고 땀을 식히며 오늘의 인터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