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욕망은 안녕하신가요

테네시 윌리엄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욕망은 삶을 추동할 힘을 갖고 있는 동시에, 우리 스스로를 파괴할 힘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시대에 따라 욕망은 형태를 달리할 뿐 여전히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어쩌면 그 욕망은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욕망으로 인해 끊임없이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다룰 작품은 미국 현대 연극의 대표적인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다.

   한때 명문 집안의 딸이었던 블랑시는 남편의 죽음을 겪고 동생 스텔라의 집에 찾아간다. 극 배경은 산업화되어 가는 미국의 남부도시 뉴올리언스로, 욕망을 동력으로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돌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상징한다. 블랑시는 동생 스텔라와 떨어져 지낸 동안의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부유하던 옛날처럼 살고싶어 하지만, 스탠리는 그런 그녀의 허상을 알아챈다.

   블랑시도 스텔라의 환경과 그녀의 남편의 마초성을 혐오한다. 아름다웠던 과거에 집착하며 동생 스텔라가 저급하고 본능적인 인물 노동자 스탠리와 살아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스탠리와 블랑시는 스텔라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다. 끝내 블랑시는 스탠리에게 자신의 민낯을 들키고 불행의 길을 걷게 된다.


블랑시는 남루해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허영심으로 가득한 인물이다. 하지만 타인을 전제로 한 자신의 욕망은 허영과 거짓을 빚어낼 뿐이다. ‘욕망이라는 전차’라는 제목답게 극은 인물들의 욕망이 스토리를 이끈다. 진보하는 사회의 시간 안에서 욕망으로 인해 멈춰진 개인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나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화려했던 과거가 그리워 블랑쉬처럼 과거에 안주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볼만 하다.


또한 이 작품은 엘리안 카잔 감독의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 1957년 영화화돼 대작이 있고, 우디 앨런 감독이 연출하고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을 맡은 <블루 재스민>이라는 이름의 현대 각색작이 있다. 매력적인 블랑쉬라는 인물을 만나보고 싶다면 희곡 원작이나 영화를 통해 느껴보면 좋겠다.


Editor  정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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