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祈雨 기우 ; 비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

Track #30. '祈雨 기우 ; 비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

  무더운 여름날의 연속입니다. 매년같이 돌아오는 계절이지만, 또 여름은 원래 더운 것이라 ‘덥다’라는 말이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번 여름은 정말로 무지막지하게 더운 것 같습니다. 올해는 장마도 유난히 짧았다고 합니다. 평균적으로 장마는 한 달 정도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고작 17일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이번 여름이 더울 만도 한 것 같아 그나마 위로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아, 아무래도 위로가 되기에는 어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옛날 어른들 말씀을 새겨들어 말복이 지나면 더위가 가신다는 말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늦여름의 하늘은 따가운 햇살만 내리쬐고 있을 뿐입니다. 유난히 더운 여름을 보낸 탓일까요. 며칠 비가 내려 그래도 지낼만한 요즘인데 어쩐지 이번 여름의 더위는 쉽게 가실 것 같지 않은 기분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기를 간절히 바랐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가 한번 세차게 내리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기다리면 언젠가 세찬 비가 내리겠지요. 믿기 힘들겠지만 이제 가을로 가는 중이니 얌전히 기다려보기로 합니다.


  이번 PLAYL1ST 플레이리스트는 기우,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나의 기도입니다. 그런데 또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막상 비가 오면 이런저런 짜증을 낼 것이 뻔합니다. 그렇게 비가 오기를 바랐던 것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왜 하필 오늘 그리고 지금 비가 오냐며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겠죠. 그래도 이 더위의 끝에 내릴 빗속에서는 준비한 이 음악들에 맞추어 춤을 춰볼까 합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또 비가 오면 찾아서 듣게 되는 그런 노래들이니, 비가 오는 날을 기다렸다가 함께 들어보기로 해요. 저는 혹시 모르니 우의를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우리 그때 빗속에서 만나요.

Track list

 

1. Sydney Bechet - Si tu vois ma mere


2. B. J. Thomas -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3. 선우정아 - 비온다


4. Summer Salt - Fast Furious and Wonderful


5. Cuco - We Had to End It


6. Sunset Rollercoaster - Vanilla


7. Radiohead - No Surprises


8. Cigarettes After Sex - Sweet


9. Tom Odell - You're Gonna Break My Heart Tonight


10. Emile Mosseri - Rain Song


11. (Bonus Track) Timothee Chalamet - Everything Happens to Me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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