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SMALL CLEAN

사소하게 깨끗하기

  시든 화분을 보며, 짝이 맞지 않는 식기들을 보며 있어보이게 살긴 글렀다고 인정한다. 음료에 따라 컵을 구비한다든가, 기분에 따라 다른 향을 피운다든가 여러모로 불가능에 가까운 루틴을 접하면 아주 가끔씩 움츠러든다. 쌓여있는 책들 사이로 대충 접힌 채로 끼어있는 A4 용지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어쩔 수 없는 걸까. 정돈된 삶을 사는 이들이 부럽다. 천천히 정리를 시작한다. 그저 청결하게 살아보잔 마음으로 작성하는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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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S ANAHEIM Authentic 44DX - Classic White 』


  그래도 신발은 깨끗한 것이 좋다. 아웃솔에 생긴 상처는 세탁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그럴 바엔 주기적으로 사자고 마음먹고 선택했던 신발. 8~9개월 주기로 구매하고 있다. 오늘 조금 애매한데, 싶은 날이면 주저 없이 44DX를 꺼낸다. 나도 모르는 새에 더러워지면 슬프긴 하지만 그래도 실컷 신고 보내주자는 마음. 기존 어센틱 보다 모양도 뭔가 더 귀엽다. 잘 찾아보면 가격도 나쁘지 않다. 신발장 한 쪽 쇼핑백 안에는 실컷 신은 44DX들이 가득하다.



『musinsa standard CREW SOCKS 7PACK - WHITE


  이것이 자본의 맛이다. 흰색 양말만은 영원히 흰색이었으면 좋겠다. 과탄산소다에 담갔다가 뜨거운 물에 다시 세탁을 하다보면 양말이 버티지 못할 때가 많다. 어딘가 상한 양말을 신으면 하루가 찜찜하다. 적당한 가격대의 여러 브랜드를 체험한 결과 무신사 스탠다드의 크루 삭스가 가장 적합했다. 한 켤레에 2,500원 꼴로 괜찮은 내구성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도톰하고 발목 텐션도 나쁘지 않다. 과하다 싶은 세탁도 버텨준다. 두 팩 정도 구매하면 아무리 게을러도 흰 양말이 부족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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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포스트잇 노트


  메모할 때 줄이라도 잘 맞춰보자는 마음으로 구매했었다. 제트스트림 0.7mm와 함께 오랜 시간 필기와 메모를 도와주고 있는 제품. 줄에 맞춰 가지런한 글씨로 누군가에게 마음은 전달한 적 없지만 나름 깨끗한 필기로 뿌듯한 적은 있다. 없어도 불편함은 없지만 늘 구비해두는 편.


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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