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네 생각이 났었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가 인상 깊었던 건지 아니면 정말 내 생각이 우연히 당신에게 스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생각이 났다.’라는 당신의 말이 참 고맙기만 할 뿐입니다. 모든 것은 우연이었을 겁니다. 오늘 내가 당신을 집에 데려다준 일부터 내가 당신께 했던 이야기, 당신이 마주한 그 책의 페이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때 당신에게 스친 내 생각까지. 무엇보다 아주 사소하지만 그래도 사려 깊은 당신의 생각, 또 어쩌면 그냥 스쳐간 생각으로 남겨둘 수도 있었겠지만 그 말을 전하겠다는 당신의 결심과 작은 용기에 감사한 밤입니다.

 이번 PLAYL1ST 플레이리스트는 당신의 그 사려 깊은 생각에 대한 나의 작은 보답입니다. 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을 겁니다. 음악을 듣다가 혹은 책을 보다가, 길을 걷다가 또는 오늘 하늘의 아주 예쁜 구름을 봤는데 갑자기 떠오른 누군가! 이유도 설명도 없는 그냥 떠오른 네 생각. 너무 갑작스러워 스쳐 지나가기도 쉽고, 또 어쩐지 괜한 쑥스러움이 앞서 애써 덮어두려 할 때도 있지만 이왕이면 생각이 난 김에 그냥 그렇다고 말해보죠. ‘나 오늘 길을 걷다가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구름이 너무 예뻐서 네 생각이 났어.’ 처음에는 서로 멋쩍어하겠지만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결국 말하는 사람 그리고 듣는 사람에게도 오늘 하루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 남게 될 거예요.

 혹시 지금 누군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머뭇거리지 말고 지금, 바로 전해보는 건 어때요? ‘나 지금 네 생각이 났어.’

Track list

1. 이강승 - 단잠

2. Jeff Bernat - Still

3. John Mayer - You're Gonna Live Forever in Me

4. 가을방학 -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5. 박소은 - 너는 나의 문학

6. 권나무 - 튀김우동

7. Daniel Caesar - We Find Love

8. HONNE - By My Side

9. Maroon 5 - Memories

10. 김새한길 - 시

P.S. ‘나누는 기쁨!’

그날 당신이 내게 했던 말이죠. ‘나누는 기쁨! 당신의 고민을 나누어 주었으니, 나도 도움이 되려는 마음을 나누기.’ 당신이 내게 준 작은 위로를 여러분들께 드립니다. 그럼, 모두 안녕하기를!

“하지만 모든 특별한 일은 시작할 수 있음에 생긴다.

그러니 아직 펼치지 못한 것들과 하고 싶은 모든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시도조차 안 하는 것보단 실패를 하는 편이 나으니.

나는 무언가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눈빛이 좋다.

그들의 눈동자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꿈과 광활한 우주가 담겨져 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됐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가곤 한다.

나는 모든 꿈을 응원한다.

설령 그것이 누군가 보기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나는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결국에 꿈을 꾸는 사람이 잘될 거라는

…”

김상현,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필름출판, 2019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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