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자!'

Track #32.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자!'

  음, 좋아하는 것에 진심인 편입니다. 고집을 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건 다른 사람들도 좋아했으면 좋겠고, 이 세상 구석구석이 온통 내가 좋아하는 것들 투성이었으면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생명을 머금은 녹색과 형이 자주 쓰는 그 다른 녹색, 회색빛 하늘과 한없이 푸르기만 한 하늘에 떠있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건네는 조각구름들. 또 그것들과 어울리는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들.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는 일. 또 날씨 좋은 날 당신과 함께 걷는 것까지.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밤을 꼬박 새워도 답을 찾지 못해 잠에 들 것이 뻔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상상을 해보면 꼭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문자 그대로 ‘똑같이’ 좋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또 분명히 다른 것들을 찾아 나서기 마련일 테니까요. 나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충분하기에 아직 그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음,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그것들과 닮은 사람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검정치마의 노래와 닮았으면 좋겠네요.

 

  이번 PLAYL1ST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자!’라는 주제로 요즘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그것들과 어울리는 음악을 준비해봤습니다. 매주 PLAYL1ST를 준비하면서 항상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서 마지막 수정 작업을 하는 편인데, 어쩐지 이번 PLAYL1ST는 검정치마의 가삿말이 떠오르네요. ‘같은 템포, 다른 노래’ 노래 <한시 오분>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말인데, 오늘에서야 의미를 찾은 것 같습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의 이 노래들과 닮아있기를 바라봅니다. 또, 그렇지 않아도 돼요. 조금 다르다면 우리는 그만큼 물들 수 있을 테니까요.

Track list

 

1. TAEK - 어딜 가든 나쁜 사람들은 있잖아요


2. slowminsteady - Bloo


3. O3ohn - Clouds


4. 9z 함병선 - Lover


5. Justin Hurwitz - Bathroom Mirror / You’re Coming Right?


6. Eddie Higgins - Shinjuku Twilight


7. Jodie Abacus - I’ll Be That Friend


8. Unknown Moratl Orchestra - That Life


9. Lil Nas X - SUN GOES DOWN


10. Terror Reid - On My Way Out(feat. Joji)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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