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A. 안녕하세요! 서울 한남동 레드 스트라이프 바버샵(RED STRIPE BARBERSHOP)에서 'MURPHY'바버로 일하고 있는 김범식이라고 합니다.
Q. MURPHY 네이밍의 유래.
A. '불행한 일은 왜 항상 나한테 일어날까?'라는 머피의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일상을 살아야겠다는 점을 의식하기 위해서 그대로 따와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불행이 들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뭐 그런 의미 정도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웃음)
Q. 바버를 업으로 삼게 된 이유?
A. 20대 초반까지 부모님 울타리 안에서 흘러가는 대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안전한 삶을 살아왔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은 군 입대에요.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자립심과 인생 계획을 시작하게 되었고, "내가 해야하는 것은 뭘까?", "내가 가지고 있는 취미는 무엇이지?", "전역 후에는 어떤 삶을 살까?"등 스스로 의문점을 만들고 해답을 찾는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군 복무 기간 특수보직으로 이발병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흥미와 희열 그리고 성취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 순간, 부모님이 원하는 나의 삶의 이질감이 느껴지면서 내가 원하는 나의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작은 계획부터 차근차근, 전역 후에는 다니던 철도건설학과에서 뷰티과로 전과를 한 후 패션과 헤어 공부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아메리칸 캐주얼 의류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고, 대전의 편집샵에서 일을 병행하며 자연스럽게 바버라는 직업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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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편집샵 매니저로 근무한 경험이 바버라는 직업에 도움을 주었나요?
A.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남성분들이 외적인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곤 하는데 고객님들과의 대화에서부터 시작하는 고객 응대부터 매장관리 등 서비스 능력이나 넓은 시각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요소들이 많이 닮아있었어요. 그것들이 바버샵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유연하게 대처를 할 수 있더라고요.
Q. 각기 다른 모질, 두상, 모발의 방향 등을 고려하여 1시간 전후의 긴 맞춤 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바버로서의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A. 바버샵을 방문해 주시는 고객님들의 대부분은 살롱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시원시원한 커트와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해 주시기 때문에 크게 커트와 애프터서비스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커트를 하는 과정에서는 아무리 이발사로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고객분들과의 소통이 없으면 결과적으로 고객분들께서는 만족을 못 하실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에 보다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고객의 만족스러운 커트를 위해 소통을 하며 커트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여겨져서 집중력과 소통 능력을 꼽고 싶고, 애프터서비스에서는 헤어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귀, 등등 전체적인 애프터서비스를 하다 보니 배려심과 세심함 등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커트에서 필요한 점은 집중력과 센스, 소통 능력이라 생각하고, 애프터서비스에서 필요한 배려심과 세심함 등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Q. 바버로서 성장과정
A. 현재도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갈고닦음은 끝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더 잘하고 싶고 뛰어나고 싶은 게 기술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집 베란다에 자그마한 작업 공간을 만들어서 지인들의 머리를 커트했었어요. 그렇게 무지한 상태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술 공유도 하고 같이 공부도 하면서 오늘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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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전보다 남자들도 외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루밍족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바버샵이 유행이다'라는 말에 대한 입장.
A. 아직도 유행 단계라고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이제는 유행을 떠나서 정착기간이 곧 올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전에는 바버샵이 극소수여서 한쪽으로 편향된 경향이 많았었는데 바버샵의 수도 많이 늘어났고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Q. 대중들에게 바버라는 직업은 어떻게 인식되었으면 하는가?
A. 바버라는 직업이 멋있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고, 응대와 서비스가 겸해지는 직업이다 보니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도 계시기도 합니다. 저는 그냥 일반적이게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머리 깎는 사람이에요. 손님은 머리를 깎기 위해 저를 찾아주시고 저는 손님이 있어야 제가 머리를 깎아 드릴 수 있고, 서로 필요에 의해서 존재하는 관계니깐, 색안경 끼고 바라봐 주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웃음)
Q. 사람과 인종마다 모질도 다르고 트렌드도 다르다 보니 나라마다의 바버샵의 유형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해외 바버샵과 국내 바버샵의 차이점이 있다면.
A. 예전에는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해외 바버샵 같은 경우에는 커트와 쉐이빙 두 가지만 보통 진행해요. 요즘 국내 바버샵은 펌이나 미용 스타일도 겸해지고 있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동양인들의 모질이 거칠고 두껍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술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보니 해외 바버샵과 비교해 봤을 때 국내 바버샵은 살롱과 어느 정도 퓨전 되어있는 토탈맨즈헤어(?)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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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 자신에게 그리고 바버라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 바라는 점.
A. 최고가 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고 일을 일상처럼 삼으며 일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좋은 게 최고라고 생각하며 일과 일상을 정확하게 구분을 지으고 살려고 노력하는 중에 있어요. '일하는 내 모습이 좋다.', '일상을 즐기는 내 모습이 좋다.'라는 마인드를 장착하려고 합니다.
Q. 기억에 남는 손님
A. 한 분이 있어요. 제가 바버샵에서 일하기 전에 리노스토어라는 대전 편집샵에서 매니저로 근무할 당시에 자주 오시던 단골 고객님이 계셨거든요. 그 고객님한테 리노스토어를 관둔다고 말씀을 못 드리고 서울로 올라와 바버샵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제 일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거예요. 그 이후로 저에게 머리도 하시고, 인스타도 그때 알게 되어서 안부 확인도 하고 그렇게 인연을 갖게 된 고객님이 계십니다.
Q. 새로운 일을 다시금 하는 새 출발점에서의 불안감은 없었는지
A. 새 출발점은 항상 불안함이 있었죠. 이전의 일도 지금의 일도 어느 시점부터 좋아하는 걸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되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주변에도 직업적으로 잘하시는 분들도 멋있는 분들도 많다 보니 지금은 불안함보다 부러움이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걸 선택하고 늦은 만큼 꾸준히 노력해 온다면 저도 충분히 멋지고 잘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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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버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
A. 이 부분은 제 기준에서 자주 바뀌는 사항인데, 요즘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점은 고객님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 같은 경우는 사소한 차이로 큰 결과 차이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점인 것 같습니다.
Q. 바버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A. 제가 조언할 입장이 될지 모르겠어요. 타인의 멋을 끌어내주는 재밌는 직업이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무척 큰 직업이에요. 트렌드와 대중의 유행, 고객님의 니즈 중간 점을 찾아서 커트를 해야 하는 과정이 단시간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더라고요. 정말 멋진 직업이지만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겸손하고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가졌으면 합니다.
매장 위치 :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15 (한남동 729-32, 1층)
영업 시간 : 월요일 ~ 토요일 11:30 - 21:00 / 일요일 11:00 - 18:00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edstripebarber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