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진을 활용한 포토-콜라주 기법과 아크릴 물감을 주 재료로 하여 추상표현을 전개한다. 그가 선택한 사진 속 피사체(표면과 질감이 두드러진)와 사진 위에 올려진 두꺼운 마티에르, 붓으로 그려낸 기히학적이고 추상적인 요소들과 사진의 기록적 특성 사이에서 회화와 사진의 적절한 균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캔버스의 질감에도 주목하였다. 캔버스의 측면에 어느 것도 놓지 않았고, 이것에 더해 이번 신작에는 화면의 일부를 비우고 캔버스를 노출하여 캔버스의 물성과 지지체의 역할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다. 이렇게 캔버스 자체의 질감도 그의 작품의 일부가 되고, 이는 감상자로 하여금 캔버스의 표면, 두께와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검은 바닥 하얀 벽이 공간의 분위기를 드러낸다. 색을 덜어낸 최소한의 공간구성은 그의 질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흑백으로만 남은 미니멀한 공간에 그의 작품은 균열이 되는데, 이러한 점은 그가 캔버스 위의 사진에 물감을 통해 다층의 레이어를 생성하고 질감을 만들어 내는 것과 유사하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찾아내고 관찰한 질감과 표면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