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팔월의 보름날'
추석 秋夕

Track #35. 'Chuseok 秋夕'

  벌써 9월도 보름이나 지났습니다. 이제는 가을에 가는 중이 아니라, 이 계절에 한가운데에 있다고 말해도 좋은 날씨입니다. 다가오는 주말이 지나면 추석 秋夕이 있지요. 추석 秋夕,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낭만적인 말이네요, 가을의 저녁.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고 하니 추석 秋夕은 이 계절의 정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다가오는 명절 여러분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요. 맛있는 음식들? 아니면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친척들? 아무래도 올해도 예전 같지 않은 풍경일 테죠. 참으로 야속하기만 한 요즘의 시국입니다.


  올해에도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 편히 보지 못해 역시 아쉽기만 한 명절이 다시 이어지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조금 마음이 나아질까요? 나는 늘 추석 秋夕이 다가오면 기대하고 기대하는 단 한 가지 ‘어떤 것’이 있습니다. 그날까지 앞으로 남은 밤을 손가락으로 일일이 세어보며 오매불망 寤寐不忘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이맘때가 되면 괜히 하늘을 올려다보곤 하는데, 나름의 ‘그것’을 기다리는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그건 달이 차오르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팔월의 보름날, 가을의 가장 한 가운데 달빛이 가장 좋은 이날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죠. 노랗고 크고 동그란 그 달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홀린다고 해야 할까요. 평소에는 그렇게 의미를 두고 달을 바라보지는 않습니다만 이상하게 ‘팔월의 보름날’에 뜨는 달은 괜히 없는 소원이라도 빌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커다란 그 달을 마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PLAYL1ST는 팔월의 보름날을 맞아 달빛에 춤을 출 수 있는 노래들로 준비해봤습니다. 에디터는 춤을 잘 추지는 못합니다만 이상하게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추석 秋夕에 시국이 이래서 집에 가지 않기로 했는데요. 이 아쉬움을 가을의 가장 밝은 달빛 아래에서 음악에 맞추어 망가져도 좋으니 춤을 춰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예전 같지 않은 명절을 다시 보내게 되었겠지만, 그래도 각자의 방법으로 팔월의 보름날을 즐겁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Track list


1. Claude Debussy - Clair de Lune


2. 정재형 - 달빛


3. FKJ - Ylang Ylang


4. 프롬 - 달의 뒤편으로 와요


5. Whitney - Red Moon


6. Whitney - Take Me Home, Country Roads


7. Ohashi Trio - Dancing In The Moonlight


8. Los Retros - Moon Ride


9. 김오키 - 고향의 봄


10. 전진희 - Breathing in September


Editor  김남균



e-mail   sirius0188@naver.com

instagram  @gyunbygyun


관련 연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