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원 작가의 사진 작품은 철저히 현실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주변인들에 대한 관찰이나 일상의 소소한 현실 이야기에서 출발해 비현실적인 세계를 구축한다. 이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가 선정한 매체는 흥미롭게도 사진 콜라주다. 그래서 작업은 사진의 매체적 전통에 기반해 눈 앞에 존재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방식에서부터 시작한다. 촬영한 수 천장의 사진들은 포토샵 프로그램에서 자르고 붙이는 콜라주 작업을 거치면서 하나의 허구 이미지로 실현된다. 즉, 소소한 현실에서 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는, 비슷한 맥락에서 한장 한장의 사진들이 모여 작가가 상상한 서사의 일부를 이루며 궁극적으로 큰 이미지를 완성시켜나가는 방법론과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원성원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허구와 현실, 그리고 서사와 방법론이 만나는 지점을 동시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작가는 드로잉도 점점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전시에 개입시키는 데, 사진 콜라주가 현실에서 시작해 비현실 세계를 만든다면, 드로잉은 사진의 대척점에서 가장 현실에 기반하지 않는 매체라는 점에서 전시에 부수적인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