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三三推薦
바다 건너 (Acorss the sea)

  기다리는 마음은 늘 그렇다. 기대하던 물건이 내 손에 닿는 순간의 두근거림, 참지 못하고 소비를 해버렸다는 허탈함. 아무래도 아닌 것 같을 때 과감히 반품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하지만 물 건너온 물건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안고 가야한다. 배송 대행지에서 인천공항으로 도착하는 매순간을 조회할 때의 기분을 잊지 않으며. 유난히 소비가 잦은 달이었다. 소비로 삶을 추동해선 안된다고 늘 말하면서도. 궁금해서 구매한 물건과 꼭 필요해서 구매한 물건을 소개한다.


『  Yeezy GAP Hoodie Purple 』


  칸예 웨스트의 'Kanye 2020 Vision Double Layered Hoodie'가 이슈였다. 2020 Vision은 구하기 쉽지 않았다. 그에 비해 'Yeezy GAP Hoodie' 후디는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우선선위야 있었지만 어떤 컬러든 상관없다. 다행이 1순위였던 퍼플을 담을 수 있었다. 당연히 착용하겠지만 우선은 궁금했다. 칸예과 갭과 손을 잡고 만든 후디는 대체 무엇이 다를지. 과거의 후디들이 어땠는지는 잘 모른다. 당시의 실루엣을 이지 갭을 통해 체험해보는 것도 나쁠 것 같진 않았다. 현재 무사히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아마도 내일 박스를 뜯을 수 있지 않을까.



『 Stussy Braided Leather Belt Black 


  꼭 필요해서 구매했다. 9년 째 벨트 하나로 버텨왔다. 바지 안으로 상의를 넣어 입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나에게 벨트는 중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H&M에서 2만원에 샀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데님과 브레이드 벨트의 조합이 멋져보였던 아련한 기억만 있다. 여러 브랜드를 놓고 고민했으나 딱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마틴 페이지도 멋졌으나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그런 기분. 스투시를 구경하던 중 발견했다. 스투시 미국 온라인 샵에서 구매했다.



『 미기후 - 이민하 시집 


  좋아하는 시인이 그리 많지는 않다. 시집 '세상의 모든 비밀'을 통해 처음 접했던 이민하의 시에서 조각난 에너지가 느껴졌다. 알 것만도 같은 세계가 또 다시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밀려나고 결국엔 낯설어지는. 옅은 두려움에 다다르는. 과제 도서 목록 사이에서 '미기후'가 보였고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손에 넣자마자 몇 편을 읽었다. 아직은 어떻다 감상을 남길 수 없지만 또 다시 어떤 감정에 도착할 수 있길 기대한다.


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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