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다 아실 겁니다. 1995년 시리즈를 처음 시작해서. 1999년에 두 번째 시리즈. 2010년에 세 번째 시리즈까지. 그 이후로는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서 다시 네 번째 시리즈가 나왔을 때 이미 서른에 가까워진 나이었지만 그때만큼은 정확히 20년 전 그 영화를 본 소년의 마음으로 모처럼 아주 즐겁게 영화를 봤었습니다. 데미안 라이스는 나에게 그런 아티스트입니다. 2014년 발표한 3집 앨범 이후로 다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 않지만 함부로 마침표를 찍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들 중에 한 사람입니다. 글쎄요, 앨범을 많이 내지도 않았고 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아티스트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어느 날 우연히 정말 아주 우연히 흘러나온 데미안의 노래를 처음 들어보는 당신의 그 눈빛이 내가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모습과도 같았을까요. 그 눈빛이 너무 선명해서 그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기를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서 지난 노래들과 함께 이 지난 시리즈를 다시 해보기로 마음먹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돌아온 '네가 꼭 알았으면 해!' 시리즈, 이번에는 내가 사랑하는 Damien Rice 입니다. 어쩌면 데미안은 잊혀가고 있는 아티스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스무 살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노래를 듣지 않는 사람들이 손에 꼽았는데, 지금은 그 반대로 되어버린 것이 아쉽고 세월이라는 것이 또 새삼스럽게 참 빠르다고 느껴질 따름입니다. 그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본인이 그것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남겨진 그의 음악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기를 바랍니다. 또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제라도 꼭 알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