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꼭 알았으면 해!


'Damien Rice'

#1. 네가 꼭 알았으면 해 'Damien Rice'

'Long Time No See'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돌아온 시리즈 '네가 꼭 알았으면 해!'입니다. 지난봄 즈음이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네가 꼭 알았으면 해!'라는 콘텐츠로 시리즈를 진행했었습니다. 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것 마냥 주옥같은 아티스트들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는데 '아,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지 않던가요? 또, 그 말이 유행처럼 돌기도 했습니다. '나만 알고 싶은 밴드 혹은 가수' 아마도 그건 내가 베일에 싸인 아티스트를 아는 것이 나에게는 꽤 특별한 일로 다가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가 꼭 알았으면 해!'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세상은 넓고 세계는 다양하니 좋은 아티스트 그리고 음악은 너무 많습니다. 매주 새로운 음악 이야기로 연재를 하고 있지만, 저는 꼭 알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아티스트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고 같이 이 음악들에 취해보기를 바랍니다. 원래 좋은 건 나누어야 그 즐거움이 배가 되는 거잖아요?

'행보行步'


앞으로 가능하다면 한 달에 한 번은 '네가 꼭 알았으면 해.' 시리즈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때까지는 이야기와 생각 그리고 그것에 어울리는 음악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부터는 조금은 다양한 접근으로 색다른 음악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해봅니다. PLAYL1ST플레이리스트 그리고 '네가 꼭 알았으면 해!' 뿐만 아니라 다른 컨텐츠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PLAYL1ST플레이리스트 답지 않게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랜만에 진행하는 '네가 꼭 알았으면 해!' 이번에 소개해드릴 아티스트를 만나보시죠. 


'Damien Rice ; 우리 쌀 아저씨'


Damien Rice데미안 라이스. 일명 '쌀 아저씨'(성이 Rice라 국내 팬들이 지은 귀여운 애칭입니다.)라고 불리는 이 아티스트는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래도 모르시는 분들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데미안 라이스를 알고 계시는 분들의 대부분 영화 클로저(2004)의 수록곡인 'The Blower's Daughter'를 듣고 알게 되었을 겁니다. 이 곡이 국내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몇 년간 국내 노래방 팝송 TOP 10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고 하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겠죠? 하여튼 그의 인기는 정말 하늘 높은 줄 몰랐습니다. 약간 TMI이지만 아일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2009년에는 아이리시 타임스가 선정한 "현재 50가지 최고 아일랜드의 성과" 34위로 선정했다고 하니 그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또 음악가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Damien 데미안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외로운 영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앞서 했던 이야기들만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였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뮤지션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의 지금까지 행보行步 를 살펴보면 그 외로움이 내 마음속까지 후벼파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십 대 때부터 밴드 주니퍼 Juniper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 성공과 명성을 얻었지만 소속사와 마찰로 밴드를 나오게 되는데, 이때 그는 유럽 전역을 돌며 거리공연을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했다고도 합니다. 이후에 프로듀서에게 데모 테이프를 보냈고 그렇게 솔로로 음악 활동을 이어갔지만, 그의 앨범에 객원 보컬로 참여하고 동시에 그의 뮤즈이자 음악적 동반자였던 리사 헤니건Lisa Hannigan 과도 2007년에 결별하며 결국 그는 다시 혼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그의 음악은 아주 신비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외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에게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할 때 대신 울버 짖어주는 선율이며, 또 때로는 가만히 그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삼키지 못한 눈물을 흘릴 때도 있는 그 시절 내 슬픔과 외로움을 잘 들어주고 나누어준 아주 좋은 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상하게 그의 노래를 가끔씩 꺼내어보면 웃음이 새어 나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영화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다 아실 겁니다. 1995년 시리즈를 처음 시작해서. 1999년에 두 번째 시리즈. 2010년에 세 번째 시리즈까지. 그 이후로는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서 다시 네 번째 시리즈가 나왔을 때 이미 서른에 가까워진 나이었지만 그때만큼은 정확히 20년 전 그 영화를 본 소년의 마음으로 모처럼 아주 즐겁게 영화를 봤었습니다. 데미안 라이스는 나에게 그런 아티스트입니다. 2014년 발표한 3집 앨범 이후로 다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 않지만 함부로 마침표를 찍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들 중에 한 사람입니다. 글쎄요, 앨범을 많이 내지도 않았고 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아티스트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어느 날 우연히 정말 아주 우연히 흘러나온 데미안의 노래를 처음 들어보는 당신의 그 눈빛이 내가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모습과도 같았을까요. 그 눈빛이 너무 선명해서 그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기를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서 지난 노래들과 함께 이 지난 시리즈를 다시 해보기로 마음먹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돌아온 '네가 꼭 알았으면 해!' 시리즈, 이번에는 내가 사랑하는 Damien Rice 입니다. 어쩌면 데미안은 잊혀가고 있는 아티스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스무 살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노래를 듣지 않는 사람들이 손에 꼽았는데, 지금은 그 반대로 되어버린 것이 아쉽고 세월이라는 것이 또 새삼스럽게 참 빠르다고 느껴질 따름입니다. 그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본인이 그것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남겨진 그의 음악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기를 바랍니다. 또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제라도 꼭 알았으면 합니다.

Track list 


1. Delicate


2. The Blower’s Daughter


3. Amie


4. Cold Water


5.  I Remember


6. 9 Crimes


7. Elephant


8. I Don’t Want to Change You


9. Colour Me In


10. (BONUS TRACK) Song For Berta - Damien Rice, Sandrayati Fay, JFDR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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