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전시 <Okul [학교]> 의 모태가 되는 <정의되지 않는 파노라마>를 살펴보면, 이 작업은 금융, 정치, 기술, 교육, 일 등 다양한 분야의 개별적인 사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추상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그 서사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세계화와 불평등, 정치, 일과 기본소득제, 교육과 문화, 공동체, 재난과 그 이후 등과 같은 주요 이슈들을 다루어 왔다. 예를 들어, <정의되지 않는 파노라마 3.0>은 3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파노라마 형태의 긴 화면에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개인과 집단의 모습과 금융 세계화를 중심으로 한 인과적인 사건들, 정부 조직도와 같은 추상적인 기호들이 성좌처럼 펼쳐진다. <정의되지 않는 파노라마 3.0>작업은 심미적 경험만이 아닌, 구체적이고 다양한 실제 사례들이 사회 구조 안에서 어떤 인과와 상호 의존의 관계망을 갖는지 살펴보는 인식적 경험을 추구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에 숨겨진 서사 구조를 이해하고 점차 혼돈의 에너지가 팽창되어 가는 시대에 미래를 가늠하는 사고와 행동이 무엇인지 헤아려 보고자 했다.
함양아는 지난 2020년에 시작되어 COVID19 백신이 개발되고 보급됨에도 2021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을 주시해왔다. 이 세계적 팬데믹 재난 상황은 인류를 변화시켰고 이로 인해 세계 안에 작동하던 시계가 멈췄다. 생존이 달린 극심한 상황에서 세대갈등, 인종갈등, 계급갈등, 국가간 갈등 등이 첨예화되었고, 경험해보지 못한 동시다발적 위기상황 이후는 우리 모두에게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예상케 한다.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롭게 대두될 세계는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 팬데믹 이후 미래의 사회, 또는 근 미래의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노동시장과 함께 "교육제도의 변화"는 그 중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과거에는 점차적으로 일어나던 사회, 정치, 경제, 문화를 포괄하는 시대적 변화가 급속도로 가속화되며 펼쳐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작가는 "교육"이라는 사회제도에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