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ney는 미국 시카고 출신의 밴드입니다. 밴드의 주축 멤버인 기타리스트 Max Kakacek과 드러머이자 보컬 Julien Ehrlich 이 둘은 Smith Westerns의 멤버였는데, 밴드가 해체되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노숙자와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Abner Jay, Jim Ford, Lewis 같은 6, 70년대 아티스트들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 둘은 서로 의기투합해서 Whitney를 결성했다고 합니다. 'Whitney'라는 이름은 앞서 말한 아티스트들처럼 최근에 발굴되거나 재평가되기 전 까지는 수수께기에 쌓인 가상의 옛 작곡가 Whitney 라고 자신들을 명명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풍기려 했습니다.
Whitney의 음악은 컨트리, 팝, 포크 등 옛 미국 음악의 양식들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진짜 말 그대로 '오래된 노래'를 듣고 있는 편안함과 그리움, 그리고 부드러움까지 느껴지는 기분이 듭니다. 왕년의 컨트리 팝, 포크 송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기특한 젊은이들을 보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미국의 탑골공원이 있다면 그곳의 어르신들이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작년에 나는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보지도 못한 숲을 머릿 속을 그리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 계절과 계절 사이 제법 쌀쌀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이름 모를 숲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내 키보다 높은 나무가 우거져 있고, 초록은 그렇게 단풍이 되어 계절을 갈아입으며,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부서져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숲입니다. 숲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 나무가 많은 공원을 걸어본 적은 있지만, 말 그대로 숲은 아니었기에. 산山 과는 조금 다른 느낌일까요? 사실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가본 적도, 눈으로 본 적도 없기게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장소입니다. 한 번도 그곳에 발을 들인 적없지만, 그래도 어쩐지 길을 잃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저 부서지는 햇빛과 바람소리를 따라 그렇게 숲속 이곳저곳을 다니며, 이 숲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