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전문 스튜디오 '카네즈센(Karnezcen)'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점. 오래 하면 할수록 능숙 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늘 도전하게 만들고 늘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에요. 도자기는 정말 중요하지 않은 포인트가 없어요."

Q.  자기소개와 브랜드 소개


A.  안녕하세요. '카네즈센(Karnezcen)'대표 한지선입니다. 모든 팀원들의 입사동기가 같은 회사, 도전을 즐기고 아름다운 것에 열광하는 세라믹 전문 스튜디오, 더불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팬덤이 있는 브랜드 '카네즈센(Karnezcen)'입니다.


Q.  '카네즈센(Karnezcen)'의 브랜드 시작점 또한 궁금하다.


A.  '카네즈센'은 자신에게 알맞은 공간을 찾아 거처를 만드는 '소라게'의 특성으로부터 모티브를 따온 이름이에요. 개인적으로 나의 지난 30대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애착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어요. 작업실 밖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유학을 시도했었고, 배고픈 타지에서의 작은방 한 칸은 안식처이자 작은 나라였고, 다시 되돌아온 작업실은 또 다른 시작이었죠. 나를 중심으로 배경이 되는 공간이 우리네 집이라면 그 공간에 어울리는 담백하지만 소중한 여백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 시작점이 화분이에요. '카네즈센'이라는 4글자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의미는 차차 '카네즈센'의 철학으로 채워가려고 합니다.

Q.  '카네즈센(Karnezcen)' 떠나 도자기, 도예를 업으로 삼게 된 이유가 있다면


A.  학생 때의 이야기를 잠깐 들려드리고 싶어요. 실기실 앞 뜰에서 어린 제자였던 저와 교수님은 네잎클로버를 찾아 풀 밭을 뒤적거리고 있었어요. "선생님 그런데 도자기를 전공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너무 막연해요..." 갑작스레 떠오른 질문을 드렸죠. "작업을 하지"라며 어렵게 답변을 주셨어요. 도자기가 막연하게 너무 좋은데 걱정이 됐었고, 교수님은 걱정을 왜 하냐며..."너무 좋으면 그냥 하면 되지. 너의 평생의 즐거움이 되어 줄 거야"라고 이야기해 주시면서 그날 교수님은 네잎클로버를 찾아 선물로 주셨어요. 그날로부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하게 열심히 달려오고 있어요.

Q.  메이팟, 아테네팟, 미니팟 이외 깔끔하고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토분들은 다양한 색감과 마블, 형태감들 까지 가드닝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네즈센(Karnezcen)'만의 차별점을 얘기한다면


A.  심플하지만 강한 선. 신선하지만 질리지 않는 컬러들 그리고 부지런히 신제품을 내는 것. 신제품을 내는 것은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일괄적으로 고객(회원)님들과의 소통하면서 대중적으로 뻔한 브랜드가 아니라 같이 호흡하고 피드백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부분이 차별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작업과정 또한 궁금하다.


A.  모든 도자기 작업이 그러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쉬운 것이 없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여러 사람이 하나의 통일된 '카네즈센'의 언어로 만드는 것은 결국 팀워크이거든요. 기획은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제작 계획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재료를 준비해 작업 세팅과 동시에 실험이 시작돼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서 수월하게 진행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시행착오가 생기기 마련이에요. 늘 작업을 이러한 시련을 주고 우리는 부단히 거꾸라지고 또 부지런히 일어나요. 피로한 궤적들이 결국 '카네즈센(Karnezcen)'의 내일을 여는 지도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도자기, 수제 토분의 매력이란


A.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점. 오래 하면 할수록 능숙 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늘 도전하게 만들고 늘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에요. 한때는 나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원망스럽기도 했고, 힘들었지만 계속 도전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부분들이 결국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토분은 흙으로 만드는 재료적 특징이 제일 큰 매력이죠. 재료가 전달하는 힘, 식물과 가장 조화로운 것, 즉 자연스러움이라 생각해요.


Q.  흙으로 빚어내는 도자기 완성은 가마에서 나왔을 때 정해진다. 조금만 소홀해도 모양이 틀어지거나 금이 가고 제작 과정에 담긴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을 것 같다.


A.  어떠한 과정이 중요하지 않는 부분이 없어요. 중간에 어떤 부분에서 잘못되었을 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자꾸 확인하는 버릇이 있어요. '귀찮은 손길 한 번 더.' 귀찮지만 그 '한 번 더'의 손길이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 같아요. 도자기는 정말 중요하지 않은 포인트가 없어요.

Q.  토분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붙고, 고객들로 하여금 애칭까지 생겨나고 있다. 네이밍을 하는 기준과 다양한 토분 중 기억에 남는 토분이 있다면


A.  상품이 전달하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공감되는 직관적인 단어를 정하는 편이에요. 형태를 보면 떠올리고 공감할 수 있는 단어들 그리고 컨셉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선택하는 편이죠. 요즘 와서는 저희가 운영하는 카페 회원님들(카미)이 네이밍을 잘 만들어주세요. 작명센스가 탁월하신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아이디어 학원 다니시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웃음) 모든 팟이 기억에 남지만 요즘 가장 의미 있는 팟은 틸틸과 미틸이에요. 코로나가 시작되고 맞은 2020년 봄, 소설 '파랑새'를 모티브로 했던 작업이었어요. 희망의 메세지를 드리고자 틸틸과 미틸을 제작했는데, 저에게도 희망이 되어주었던 작업이었어요.


Q.  홈 가드닝 및 그리너리 컬처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받고 있다. '카네즈센'이 생각하는 그리너리 컬처란


A.  자연을 느끼고 관련된 것을 소비하는 것도 컬처의 모습이겠지만, 행동하고 실천하는 생활의 패턴으로 결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자연을 느끼고 가까이하고 싶은 욕망도 곧 자연이 온전히 우리 곁에 있어야 가능한 것 일 테니. 자연이 자연답게 존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동참하고 싶어요. 자신의 작은 노력이 보태어져 변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생각들이 모이면 행동이 되고, 힘이 생기고, 문화가 되고 그렇게 더 근사한 그리너리 컬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일상 속의 나만의 방식으로 자연, 휴식, 라이프스타일 등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아닌, 입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취미 활동이 있는가


A.  답이 정해져있을 수 있지만 식물을 키워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 식물은 관찰이에요. 관찰하고 필요한 것을 해주면 돼요. 그런데 그 필요한 것이 돈이 들지 않는 것들이에요. 햇빛, 물, 바람 등 무용한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고 준 것 없이 잘 커요. 아름다운 성장으로 인한 안구 정화와 행복은 덤이고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어요.


Q.  앞으로 작업해 보고 싶은 것들, 추후에 진행해 보고 싶은 것들


A.  현재는 화분이라는 한 품목을 만들고 있지만 추후에는 도자기라는 소재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만들고 싶고, 도전해 보고 싶어요. 가구가 될 수도 있고, 소품이 될 수도 있고, 세라믹 소재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세라믹 스튜디오로서 그 가능성과 방향을 열어두고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이러한 생각과 코드가 맞는 디자인 스튜디오나 브랜드를 만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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