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아마도사진상 - 압축과 팽창 개인전

<192 Shot of Los Santos and Blaine County>

  아마도예술공간에서는 2021년 11월 19일부터 12월 19일까지 제8회 아마도사진상 선정작가 압축과 팽창의 개인전 <192 Shot of Los Santos Blaine County>를 진행한다. 김주원과 안초롱으로 구성된 압축과 팽창은 프로젝트마다 협업의 근간이 되는 계약서의 조항을 바탕으로 사진의 매체적 특징을 실험하였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서로의 각주가 되는 작업을 보여주기도, 사진을 인테리어 자재에 다양한 방식으로 출력해 전시장을 뒤덮거나 압도적인 양의 이미지를 포함한 가상의 인테리어 사무실로 구성해 업무의 방식과 과정을 구현하기도, 스냅사진, 엽서를 사용해 즉흥적 상황과 예측 불가능한 서사의 전개를 요소로 삼기도 했다.

압축과 팽창, 001. Los Santos International Airport(Los Santos Customs), 2021

  이는 기존의 사진가들이 완성된 이미지를 묶어 연작을 완성하는 방식과 달리 사진을 재료 삼아 이미지 데이터를 생산, 수집, 가공하고 공간, 인쇄물 등을 지지체 삼아 협업의 프로세스를 작동시키며 '어떤 사진을 찍는가' 보다는 '어떻게 사진을 찍는가', 그리고 그 사진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제8회 아마도사진상 전시 <192 Shot of Los Santos Blaine County>에서 압축과 팽창은 오픈 월드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 V'(이하 GTA5)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상도시 Los Santos를 돌아다니며 풍경사진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이 가상 공간의 사진을 찍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러한 촬영, 혹은 사진 이미지 그 자체는 현실의 세계에서 어떻게 인식되어야 할까?

압축과 팽창, 064. West Vinewood(The Gentry Manor Hotel), 2021

  압축과 팽창은 게임 스크린샷을 사용하지 않고 반드시 게임 내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작업의 규칙 중 하나로 지정했다. 살육이 난무하고 범죄가 주 행위요소인 게임 안에서 갱으로 사전 설정된 행위자의 성격을 위반하고 이 세계 안에서 일종의 사진가 행세를 하는 것이 본 전시의 작업을 만드는 중요한 컨셉이다.


  구도를 맞추기 위해 때론 미세하게 주차 위치를 바꾼 뒤 차 위에 올라가 촬영 위치를 잡거나 허공에 총을 쏴 위협해 사람들(NPC)을 쫓아내고, 프레임을 고정한 채 빛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다리거나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소위 사진가들이 그토록 원하는 한 컷을 얻기 위해 공들이는 과정을 캐릭터의 몸을 빌려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사진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요소 중 인간의 심리에 가장 우선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도와 배치를 3분할 사진으로 통일하여 사진의 테크닉적인 부분이 가장 잘 구현되어 있고 피사체에 대한 가장 직관적이고 전형적인 접근을 보여주는 스톡사진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압축과 팽창, 049. Little Seoul, Equality Way(Richards Majestic Productions), 2021

  <192 Shot of Los Santos Blaine County>의 흥미로운 지점은 전시로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스크린샷이나 특정 포토모드를 사용해 만들어진 이미지 SNS에 공유하는 행동은 아주 미세하게 감각적으로 말하면 '게임에 현실 세계의 기능이 흙발로 파고드는' 감각이다. 그 게임 자체에 존재하지 않는 기능이 갑자기 들어오기 때문에 일단은 의식을 게임 자체로부터 떼어놓고 현실 세계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의식하게 된다.


  곧 GTA6가 발매되면 압축과 팽창이 도큐멘테이션 했던 시점의 Los Santos and Blaine County는 자연스럽게 먼 과거, 혹은 폐허가 될 것이다.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상의)장소를 탐험하며 기록하는 일, 그 기록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 그 사진을 우리가 원본이라 믿는 필름으로 만들고 그것을 기념품처럼 박제하는 일. 압축과 팽창은 그 어느 때 보다 '사진'을 전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눈 앞에 있는 것은 과연 사진인가?

압축과 팽창, 114. Grand Senora Desert(San Andreas Destination Resort), 2021

  왜 이 (기록)사진은 환영을 잘 보여주지 않는 방법으로 전시되어 있는 것일까?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필름들은 왜 '사진'이라는 이름 아래 전시되고 있는 것일까? 압축과 팽창이 농담처럼 늘 서로에서 주고 받는 질문, 사진에 대한 가벼운 질문에 대한 이번 대답은 다음과 같다.


"이제 곧 사라질지도 모를 세계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그 무의미한 행위를 기념하기 위해 기념물을 만들어 보았다."

전시 제목 : 제8회 아마도사진상-압축과 팽창 개인전 <192 Shot of Los Santos and Blaine County>

참여 작가 : 압축과 팽창
전시 일시 : 2021년 11월 19일(금) ~ 2021년 12월 19일(일)

전시 시간 : 오전 11:00 ~ 오후 6:00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아마도예술공간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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