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40. '연가戀歌'

  글쎄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하고 싶은 말도, 묻고 싶은 것도 많지만 그것보다는 해주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 아마 며칠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를 겁니다. 조금은 늦은 감도, 아니 이른 감도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꼭 이야기하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던 것 같아, 바로 지금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갑자기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도 싶지만, 정말로 해주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습니다.

  내게는 100%의 사람이었습니다. 어여쁜 얼굴과 그에 잘 맞는 해맑은 웃음, 장난기 가득하고 명량한 목소리, 자주 쓰는 표현과 행동까지 그저 내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고작 서른 남짓 밖에 살지 못했지만, 분명한 건 나의 모든 순간의 '가장'이라는 단어가 붙는, 바로 그 순간에 함께한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기쁠 때나 슬플 때, 화가 날 때, 억울할 때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장 행복할 때 내 옆을 지켜주던 사람이었습니다. 아,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이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같은 세상에 있었습니다. 그 세상에서 우리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았고, 아무것도 그리고 아무도 필요 없는 오로지 우리만의 세상이었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나는 정말로 그 사람이랑 보내는 시간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었거든요. 조금도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소한 것들 뿐이었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고, 내 지난밤에 읽은 책을 읽어주기도, 그러다가 같이 잠에 들고, 일어나서 같이 먹을 밥을 차리고, 또 가끔씩 바다에 데려가는 일.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완벽했습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요? 사람도 또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 어떻게든 끝나기 마련일 텐데요. 사람은 결국 '죽음'이라는 운명의 끝이 존재하는데, 사랑의 끝은 과연 무엇일까요? 또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나는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는 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그 눈이 부시게 근사한 세상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그저 지금을 살아갈 뿐입니다.


  항상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표현을 빌려 쓰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그 사람이니깐요. 아, 그 사람에게 한마디 하라고요? 음, 고맙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싶습니다. 서른이 되니, 마음이든 생각의 책장에 빼곡한 책들을 모두 꺼내어서 ㄱㄴㄷ혹은 ABC 순이든 이제야 내 모든 것이 정리가 되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그 방향에는 당신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아직 우리는 만나지 못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조바심 따위는 내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언제나 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니깐요. 그 사람이 누구냐고요? 흠,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죠?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 그리운사람?, 이런 말들을 도무지 내 감정을 다 담아내지 못해서 억울할 것 같습니다. 아! 이게 좋겠네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

연가戀歌 :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부르는 노래.


  안녕하세요, 에디터 김남균입니다. 이번 PLAYL1ST는 연가戀歌,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여러분들은 영원한 사랑을 믿으시나요? 저는 믿지 않습니다만, 끝이 없는 사랑은 믿습니다. 내 사랑에는 끝이 없습니다, 언제나 그 사람을 사랑합니다. 어떤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또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도 궁금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저 한 장면에 있을 뿐입니다. 나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내게 알려준 외로움으로 매일 글을 쓰고, 언제 어디서 당신을 볼지 모르니 한껏 차려입고 밖을 나서고, 그런 당신 앞에 멋있는 사람으로 나타나고 싶어 최선을 다해서 살아보려고 합니다. 나는 항상 당신이었기에 슬프지도 비참하지도 않습니다. 이 모든 노래들은 당신에 대한 나의 연가戀歌입니다. 나는 늘 여기,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한순간도 빠짐없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Track list


1. 강아솔 - Dear


2. 전진희 - 나의 호수


3. 정우 - 연가


4. 김사월 - 너만큼


5. 이준형 - 이글루


6. John Mayer - You're Gonna Live Forever in Me


7. Mamas Gun - Baby I Love You


8. Wave to Earth - Seasons


9. 검정치마 - EVERYTHING(Japanese ver.)


10. Damien Rice - Colour Me In


11. (BONUS TRACK) 검정치마 - Ling Ling


Editor  김남균



e-mail   sirius0188@naver.com

instagram  @gyunbygyun


RELATED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