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단 생각을 가끔 한다. 키가 큰, 잘 생긴, 그리하여 인기가 많은, 외로울 틈이 없는 나날. 저녁이면 사람들과 다정한 음주를 하고,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상황이란 얼마나 이상적인가.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인기란 인기 있는 물건 정도.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인기와 가격은 비례한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라고 말하는 순간 뒤쳐진다. 인기 제품을 손에 넣는 것은 꽤 피곤하다. 그럴 때마다 눈을 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