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42. 'D-10'

  안녕하세요, 에디터 김남균입니다. 12월도 벌써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군요. 이제 고작 열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정말 올해도 끝이군요. 그래서 이번 PLAYL1ST플레이리스트는 조금은 이르지만 나의 2021년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단은 아쉽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아쉽다고 말하기가 우습기까지 합니다. 사실은 그렇잖아요? 하루하루만 놓고 보면 별다를 것도 없지만, 그것을 모아놓고 한 주, 한 달 그리고 일년이라는 시간으로 보자면 늘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고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아, 그때 내가 조금 더 부지런했다면 어땠을까 혹은 늦잠 좀 자지 않고 아침을 살아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자책도 해볼 때가 있습니다. 지나고 나면 왜 그렇게 모든 것이 선명하게만 보이는지, 그만큼 살아봐도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연말이 되면 누구나 아쉬움을 느끼겠지만, 저는 가끔씩 어울할 때도 있습니다. 연말과 가까운 생일 탓에 유독 연말이 더 빠르게 지나간다고 해야 할까요? '와! 생일이다!'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바로 새해가 되기에, 이 고작 열흘밖에 되지 않는 시간에 나이를 두 번이나 먹는 듯한 억울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왜 우리나라는 나이를 '세는 나이'로 계산하는지, 아마 전국에 계신 모든 연말에 생일이신 분들은 공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 하는 일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서비스직을 그래도 제법 오래 하고 있는 터라 크리스마스 시즌은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생일이 문제입니다. 크리스마스 3일 전이 생일인 저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생일에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그래도 생일인데 쉬라고 말은 하지만, 어떻게 바쁜 시즌에 생일을 핑계로 쉴 수가 있겠습니까? 또, 저는 대전에서 올라와 객지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게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또 다른 하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적어도 나의 요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생일에 쉬는 것도 마다하고 굳이 일을 하려는 걸 수도 있을 겁니다. 제게 직장은 또 다른 나의 집이고, 저의 동료들은 제 지금의 가족이니깐요.

  네, 맞습니다. 오늘은 12월 22일, 동짓날.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긴 날이자 바로 제 생일입니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매거진을 통해서 인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제 생일을 어디 가서 그렇게 말하고 다니지는 않아서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음, 글쎄요. 저는 제 생일이 저를 위한 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1992년 12월 22일에 태어난 하나의 생명일 뿐이고, 바로 그해 그날 누구보다 기쁘고 행복했을 제 부모님, 그 두 분을 위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그리고 왜 이런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렇더라고요. 나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나 핏덩이에 지나지 않았고, 이 생명의 탄생에는 그 두 분이 누구보다 축하를 받아야 할 사람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 부모님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게 좀처럼 목구멍을 넘어오기가 쉽지 않아서 미뤄둔 말인데, 그래도 이번 생일에는 꼭 전하고 싶어 이렇게 글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나는 다음 생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감히 그 생(生)의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반드시 당신들의 부모로 태어나 내가 당신들께 받은 것의 꼭 두 배만큼 돌려줄 테니, 다음 생에는 꼭 내 아들과 내 딸로 태어나 그만큼 받아주기를 바랍니다. 물론, 나는 당신들의 아들로 다시 태어난대도 언제나 좋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여러분,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그리고 애인이든 그게 누구여도 좋으니, 바로 지금 사랑한다고 또 고맙다고 꼭 말해보세요. 낯간지럽고 부끄럽겠지만, 또 그 말에 눈물이 차오르기도 할 테지만 그래도 올해 내가 사랑한 그 모든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꼭 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모두들.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Track list


1. 터보 - 생일 축하곡(Acid Housw Mix)


2. JOY - Happy Birthday To You


3. Nat King Cole - L-O-V-E


4. Wham! - Last Christmas


5. John Legend - Bring Me Love


6. Duke Jordan - Everything Happens to Me


7. Andra Day - Someday at Christmas


8. Back number - Christmas Song


9. Nick Laird-Clowes - The About Time Theme


10. The Carpenters - Merry Christmas Darling


11. 정재형 - 사랑하는 이들에게


12. 작은평화(전진희, 강아솔, 박현서) - 메리 크리스마스


13. (Bonus Track) 라디 - 엄마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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