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와 극사실주의 회화 변종건 개인전

<환유 : 재현되는 아이러니> 개최

뉴욕 중심의 프로젝트 그룹 Sixteen Paws


첫 전시 <Pose, Pause, Paws> 개최

  쾨닉 서울과 페이스 갤러리 서울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SOMETIMES I PREFER TO SIT ON A CHAIR ON THE EARTH SUPROUNDED BY UNIVERSE>는 알리시아 크바데(Alicja Kwade)의 근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크바데의 첫 번째 서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현실 인식 및 구성 과정을 지속하여 탐구하는 시곗바늘과 눈금자 신작 등을 소개한다.


  두 개의 빗방울이 수면 위로 떨어진다. 이때의 충격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의 순서는 명확하다. 먼저 파동과 패턴이 나타나고, 이들은 시간에 따라 서서히 변화한다. 짧은 시간 동안 물은 완벽한 동심원을 이루며 바깥쪽을 향해 파동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퍼져 나갈수록 점차 희미해진다. 잔물결은 물이 본연의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충격 에너지를 계속 확산시킨다. 마치 그릇 옆면의 가장자리를 맞고 튕겨 나오듯이, 물의 파동은 널리 분산된 균형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보다 확대된 이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알리시아 크바데의 신작 <ENTROPIE>는 앞선 과정을 스냅샷으로 재구성한다. 그의 많은 작업과 마찬가지로, <ENTROPIE>는 우리의 인식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과정의 질서가 애초에 이미 엔트로피 상태에 있었음을 드러내는데, 여기에서 '엔트로피'란 무질서의 물리적 측정, 더욱 정확하게는 질서의 부재를 의미한다. 이 시리즈에서 종이 위 시곗바늘은 분자의 배열을 나타낸다. 그 어떤 시점이든, 시곗바늘은 세부적인 조건으로 무한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배치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여기에서 임의성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각 작품은 분명하게 명시된 시간적 지점에 위치해 있다. 엔트로피는 정확한 시점에 방향성을 부여하며 꾸준히 증가한다.

  인식의 우연성, 조건성, 구성성이라는 주제는 이번 전시의 다른 직업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현실의 여러 상황은 동시에 일어나고, 상태는 불안정하며, 임의의 합의는 우리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결정하곤 한다. 이는 아마 <EIN JAHR>(2023), <EIN MONAT>(2020.7) 등의 작업에서 가장 명확하게 표현될 것이다. 여기에서 명시된 기간적 지점은 일련의 시곗바늘로 시각화된다. 관람객에게 있어 숱한 바늘속 기의(記意)를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 대신 우리는 무수히 많은 기표(記表)뿐만 아니라 시간측정 단위 그 자체에 가차 없이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이처럼 펼쳐진 순간에 시간은 멈춘 듯 보인다. 또한 반복적이고도 리드미컬한 시곗바늘의 파동은 시간을 시와 분으로 나누는 방식이 얼마나 자의적이고도 우연한 것인지, 나아가 이러한 합의가 우리의 현실 경험을 얼마나 극명하게 결정하는지 드러낸다.

  궁극적으로, <SOMETIMES I PREFER TO SIT ON A CHAIR ON THE EARTH SURROUDED BY UNIVERSES>에 전시된 작업들은 우리 자신의 감각적 지각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다. 이들은 주변 세계와 그 내부에 놓인 장소의 조건성을 새롭게 감각할 수 있도록 균열을 낸다. 그러나 이 균열은 우리의 인식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도 한다. 무엇을 하든,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가 관찰하고자 하는 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고려하면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지만, 우리는 계속 시도해볼 수 있다. <SIDE DU MONDE>에서 크바데는 지구 위에 앉아 우주에 대한 상상을 유머러스하게 암시한다. 이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지만, 회전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인다. 하나의 형태는 상호의존적인 복ㅈ바한 시스템에 의해 그 옆에 놓인 세라믹의 형태와 움직임을 결정한다. <ALL AT ANY TIME>은 빅뱅의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역사에 대한 이론을 폭넓게 참조하는데, 이와 함께 전시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인간이 미래에 다가설수록 엔트로피는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초반부의 가설을 탐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주는 점점 더 무질서해지고 있으며, 관람객은 모든 피조물이 기존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전시 제목 : 알리시아 크바데 (Alicja Kwade)
전시 일시 : 2021년 12월 10일 ~ 2022년 1월 22일

전시 장소 : 페이스갤러리(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67-2, 3층)


RELATED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