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三三推薦


'다음이 있을까요'

  시작은 무섭고 끝은 씁쓸하다. 알고 있는 시작과 끝의 맛은 대부분 비슷했다. 여전히 '진행 중'보단 '시작'이 더 많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번번이 '끝'을 맞이하고 움츠러든다. 누군가의 시작과 끝을 바라보는 건 조금 다른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함부로 시작을 응원하고 끝을 축복한다. 시작과 끝에 서 있는 것들로 목록을 채웠다.

『 990v5 Paper - New Balance x Slow Steady Club 』


  오랜만에 신발을 샀다. 익숙한 브랜드지만 왠지 정이 가지 않았다. 아마도 십대 때 가품을 구매했던 기억 때문이 아닐까. 그런던 중 JJJ자운드 협업이 눈에 들어왔고 굉장한 가격에 마음을 접었다. 슬로우 스테디 클럽 협업은 다른 의미로 새로웠다. 국내 편집매장이 주는 상징성과 의미가 담긴 컬러웨이 덕에 고민하지 않고 구매했다. 새로움을 의미하는 페이퍼와 마침을 의미하는 브라운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자주 신었으면 하는 마음에 페이퍼를 선택했다.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 나가이 아키라 


  마유즈키 준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육상부 에이스였던 아키라는 부상과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 곳에서 점장 콘도를 만나고 둘은 자신의 꿈을 찾아간다. 영화는 꺾인 삶을 안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숨 가쁜 시기가 지나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보게 됐다. 어떤 힌트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위안이 있었단 사실.


『 Saturation II - Brockhampton 


  어쩌다가 브록햄튼을 알게 됐을까. 아마도 'Sugar'의 뮤직비디오였나. 오드 퓨처에서 느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그들의 바이브가 좋았다. 나에게 잘 맞는 브록햄튼의 음악을 찾기 위해 시간을 들였고 'Saturation II'라는 결론을 내렸다. 각자 잘하는 것들을 모아 이상적인 결과물과 자신들을 보이밴드라고 칭하는 쿨한 마인드. 아쉽게도 브룩햄튼은 코첼라를 마지막으로 해체를 발표했다.


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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