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三三推薦


'사연 있습니다'

  일일이 사연을 붙이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가끔은 사연을 붙여 의미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고, 의미는 위안이 된다.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물건을 찾게 된다. 의미가 없는 것들은 금방 곁을 떠난다. 볼 때마다 물건에 깃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반쯤 성공일 거라 믿는다. 오래오래.

『 Supreme GORE-TEX Paclte Jacket - Brown Pryml Camo 』


  동생에게 윈드 브레이커가 가지고 싶다고 말한 날이었다.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았고 별 생각 없이 메루카리를 구경했다. 방금 막 업로드 된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구매했으나 어울리지 않아서 내놓는다고. 발매가와 비교해도 살 수 밖에 없는 가격이었다. 판매자 역시 잠들 수 없는 새벽이였는지 늦은 시간에 네고가 진행됐다. 카모 패턴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받아보니 여유로운 너비와 경쾌한 기장감이 마음에 들었다. 등판에 달린 작은 가방이 귀여웠다. 간절기 아이템으로 유용할 듯.


『 자우림 10집 LP 


  자우림 10집 LP 소식을 들었다. 음악과 LP를 잘 아는 형을 통해 구할 수 있었다. 당연히 턴 테이블은 없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밴드의 LP는 가져야하니까, 10이라는 숫자라면 나름 의미 부여도 해볼 수 있으니까 구매했다. 미개봉 상태 그대로 책장 한 쪽에 세워뒀다. 이어폰으로 4번 트랙 '있지'를 들으며 LP 커버를 구경했다. 자린고비스러운 그런 저녁이었다.


『 룩 백 - Tatsuki Fujimoto 


  1화 만신 Tatsuki Fujimoto의 단편. 초등학교 4학년 후지노와 동급생 쿄모토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두 소녀가 함께 그리는 만화와 그러한 관계 속에 만들어지는 마음에 대해 다룬다. 우리에게 시간은 무엇인지,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의 소중함을 읽을 수 있다.


Editor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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