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자연, 건축 등에서 얻은 영감의 결정체

실버 악세서리


'COREBRASS(코어브라스)'

Q.  자기소개


A.  안녕하세요. '코어브라스'라는 실버악세사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승호입니다. 코어브라스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와 자연, 건축 등에서 얻은 영감을 악세사리로 형상화하여, 착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Q.  주얼리의 시작점이 궁금하다


A.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파충류에 관심이 많았고, 키우고 번식 시키며 브라더나 사육사의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사육사의 꿈을 가지고 진학한 동물자원학과는 동물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축산과였습니다. 생각과는 다른 학과의 교육에 방황하던 때, 다른 캠퍼스의 축제에 놀러 가게 되었고 주얼리 디자인과에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부스를 구경하며 주얼리 디자인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때는 지드래곤의 크롬하츠 착용 이미지를 보고 악세사리에 대한 관심이 강했던 시기였거든요. 돈 없는 대학생 시절,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반지를 내가 만들어 착용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엄청난 매력을 느껴, 바로 인터넷 재료상에서 왁스와 조각도를 사서 자취방에서 무작정 제작을 해봤어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역시나 배움 없이 주얼리 제작은 어려웠습니다.(웃음)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스무살 겨울방학 때부터 종로의 금속공예 학원에 다니며 배우기 시작했고, 부전공으로 주얼리 디자인과를 선택해 배우며 실버 주얼리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사육사를 꿈꾸었던 학생에서 상반되는 주얼리를 업으로 삼기까지 어땠는가


A.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나는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어야지”라고 시작하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 착용하는 게 기뻤고, 만드는 일에도 취미가 있었기에 그냥 재미있게 작업을 이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악세사리를 만드는 게 업인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Q.  그렇게 시작한 은세공, 카빙이 벌써 11년 차로 접어들었다.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A.  지금은 공예의 가치가 인정받는 시대지만, 작업 초창기에는 실버 주얼리라는 이유로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은'이라는 재료는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만연했기에, 제작 과정이나 유통과정에 대한 고려 없이 재료값만 얘기하며 쉽게 깎아 내리는 몇몇 지인들도 있었죠.


금으로 만드는 제품은 셋팅비라는 명목으로 몇십만 원을 더 추가해도 그러려니 하지만, 은제품이 비싸면 의문을 가지던 시기였어요. 그래도 지금은 오르는 물가와 소비자분들이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덕에 가격 좋은 실버악세사리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웃음)


Q.  지금의 작업과 초기 작업이 상반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A.  작업 초기에는 내가 보는 동물의 매력이 왁스로 표현이 됐을 때 기뻤고, 그대로 세밀하게 표현하고 묘사하는 데만 집중했었어요. 그 과정이 초기에는 마냥 재미있었다가 어느 순간 실제 사물이나 동물의 실물 그대로 조각을 넘어  저의 생각이나 감성을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보는 소비자들이 ‘생각을 하게 하는 조각’을 목표로 조각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꾸미기 위한 장식인 주얼리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 착용 하였을 때의 실루엣과 생활에 밀접하게 디자인하려고 노력합니다.


Q.  '코어브라스'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A.  '코어브라스'는 이런 스타일이에요. 하면서 딱 정해진 스타일은 없습니다. 스타일을 정해버리면 스타일이라는 틀에 갇혀버리는 걸 여러 번 경험했었거든요. 주얼리는 어쩔 수 없이 제작자의 제작 방식에서 개성이 묻어 나올 수밖에 없으니, 제가 시기마다 받아오는 영감에 따라 변화하면서 천천히 아이덴티티를 뿌리내리는 것이 코어 브라스의 스타일이 아닐까 싶어요.

Q.  보다 간결하고 추상적인 작업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 것 같다. 형태감(디자인)과 영감(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는가


A.  앞에 질문에서도 얘기드렸듯이 주변의 문화 자연 건축 등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최근에는 어떠한 형태가 가지고 있는 실루엣이나 선을 중심으로 디자인하며, 그것을 어떤 스토리로 풀어 낼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Q. 최근 관심을 가지거나 자극 또는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A.  공간과 건축물입니다. 다양한 요소가 조화롭게 섞였을 때 공간이 주는 감동이 좋더라고요. 공간과 건축물이 주는 감동의 요소를 주얼리에 녹여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코어브라스'는 세공, 카빙의 작업 방식으로 제작된다. '코어브라스'만의 주얼리 제작 과정을 소개 부탁한다


A.  제 주변에 계신 금속공예 하시는 분들은 보통 은을 녹여 판재와 각재 등을 만들어 자르고 붙이며 하는 작업 방식을 세공이라고 하고,  왁스(초)를 조각하여 주조 방식으로 제작하는 제품을 카빙이라 합니다. 보통 주얼리 디자인과의 경우 카빙보다는 세공에 교육이 집중되어 있고, 카빙을 주로하는 공방에서 수강하신 분들은 카빙에만 작업 스타일이 집중되어있는 것 같아요. 세공으로 작업하였을 때 표현이 잘 되고 작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있으며, 카빙으로 해야 표현이 잘 되는 제품이 있는데 저는 이 두 가지 기술을 제품에 따라 적절히 섞어가면서 작업을 하는데, 그게 ‘코어브라스’만의 주얼리 제작 스타일이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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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까지 작업해온 주얼리 또는 작업 중, 스스로 꼽는 제품이 있다면? 만드는 과정 또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Body ring -1, Body ring -2, Body earring] ‘Body Collection’은 간결하고 추상적인 작업을 시작하고자 할 때 제작한 첫 제품들로, 인간의 몸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조형미를 표현했습니다. 주로 세밀한 묘사를 하다가 간결한 선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카빙을 한 첫 제품들입니다. 위의 세 제품들은 인간의 몸이 가지고 있는 실루엣을 살리며 조각했고 볼드 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으로 만들었어요. 크기가 작은 악세서리 제품이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아야 몸의 실루엣을 찾아 볼 수 있고 착용자가 약간의 재미요소와 조형미를 느낄 수 있게 제작하였습니다. Body ring -1를 예로,  목화 꽃이나 과일로 보일 수 있는 실루엣으로 제작하여, 보는 사람들에게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하고, 여러 해석이 가능할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Q.  세공, 카빙의 매력을 이야기 꼽자면


A.  저는 큰 사이즈의 조형물 제작에도 관심이 있는데, 조형물 제작에는 큰 작업실과 많은 도구들 인력들이 필요한데 반해 주얼리는 적은 공간과 적은 인력으로 나만의 조형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데에 큰 매력을 느껴요. 착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설치나 전시공간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만든 제품들을 편하게 보여주며 설명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습니다.


Q.  매력과 상반되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텐데, 주얼리 브랜드를 꿈꾸는 이들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는가


A.  저 또한 계속 노력 중인 부분입니다만,  좋은 디자인이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제작가가 추구하는 미의 가치가 일치했을 때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추구하는 스타일과 문화가 있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꾸준하고 부지런하게 다양한 문화와 세상에 관심을 가지며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며 작업을 이어나가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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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머드더스튜던트, 행주, 빅라이트비츠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협찬과 뮤비 및 영상에도 작업을 함께 했다.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A.  <빅라이트비츠 - Bad or Good Preview M/V>의 뮤비에 메이드 원 제품 협찬이 기억에 남아요. 다른 뮤비에는 소품을 제작하는 작업이었지만, 빅라이트비츠의 뮤비에 차의 거울에 제품이 걸어 촬영을 하였는데 제가 애정을 가지고 제작한 제품이 다른 아티스들과 함께한다는 게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A.  요즘은 제가 좋아하는 샵을 주제로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만들어 협업 방식으로 판매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샵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제품을 만들다 보니 기존 디자인 틀을 깨는 다양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었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극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어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연이 닿는다면, 멋진 아티스트 또는 샵들과 다양한 익스클루시브 제품들을 제작하는 협업 작업을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Q.  향후 브랜드로서의 지향점과 대중들에게 어떠한 브랜드로서 인식되기를 바라는지


A.  패션으로만 소비되는 브랜드가 아닌, '코어브라스'는 주얼리라는 도구로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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