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서울레코드’가 보인다. 입구부터 레트로 스타일의 타이포가 반겨준다. 오래된 선풍기와 TV, 카세트까지 시대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특히 매장 한 가운데 위치한 붉은색 전화박스는 닥터후의 타티스를 떠오르게 한다. 전화박스에 들어가 헤드셋을 걸치면 과거로 돌아갈 것만 같다. 1976년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말처럼 오래도록 사랑 받아온 음악들이 들렸다. 트로트를 고르는 어르신부터 재즈 음반을 들여다보는 젊은이까지 LP와 CD가 빼곡한 공간 속에 다양한 이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음반을 뒤적여도 마음이 편한 공간이다. 빠르게 둘러보는 사람들보다 각자의 음악을 고르기 위해 천천히 시간을 들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재즈와 록, K-POP, J-POP, 트로트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서울레코드를 채웠다. 꽂혀있는 음반들 속에서 ‘나의 음악’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 믿고 천천히 둘러봤다. 맑고 넓은 바다 위에 두 명의 남자가 서 있는 LP를 발견했다. 가끔 찾아듣던 이오공감(2·5·共·感)의 앨범이었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을 들으며 걸었던 지난겨울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