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 AF-1, 40th Anniversary


Sneakers Collector Interview

'윤경현'

Q.  자기소개


A.  안녕하세요. 2000년 초중반부터 “풋셀” 스니커 커뮤니티 내 에서 여러 활동을 해오며, 다양한 신발을 좋아하는 오래된 스니커즈신의 팬 윤경현이라고 합니다.


Q.  나이키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


A.  저는 작은 시골동네에서 나고 자랐어요. 그 당시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돈이 좀 있는 집의 친구들만 신고 다니던, 소위 부유층 집안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동네에는 나이키 대리점 조차 없었기 때문에 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큰 도시를 나가야만 나이키를 볼 수 있었어요.(웃음)


물려받은 교복으로 중학교에 입학한 저는 교복은 새것으로 입지 못할지 언정 ‘나이키’ 신발 만큼은 꼭 신고 싶었어요. 온갖 투정을 부리고 떼도 쓰며 사달라고 졸라댔던 기억이 있어요. 결국 아버지와 함께 버스를 타고 도시에 나가 중학교 입학 선물로 나이키 농구화를 받았어요. 당시 69,000원이었던 에어 플라이트 시리즈를 선물 받았고 인생 첫 나이키 신발이였어요.


비록 새교복은 못 입었지만 나도 이제 나이키를 신는 멋진 중학생이 되었다는 생각에 등굣길이 기다려졌어요. 우습게도 나이키를 신고 등교하던 그 어린시절의 제 스스로가 쿨하고 성숙해졌다고 느꼈어요. 그정도로 나이키는 저에게 있어 단순한 ‘신발’이 아닌 그 이상이였죠. (웃음)

Q.  스니커즈 컬렉션을 하게된 계기와 에피소드가 있다면


A.  그냥 멋있는거, 좋아 보이는거, 마이클 조던을 필두로 NBA선수들이 신는 것들 모두 선망의 대상이였죠. 너무 갖고 싶은 욕망이 컸지만 여건은 그렇지 못했어요. 그때부터 신문배달, 우유배달을 하며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1-2달에 하나씩 하나씩 사게 되었던 게 계기라면 계기가 되었던 것 같네요.


아르바이트를 하며 1-2달에 한 번씩은 꼭 도시로 나가 나이키 매장을 갔으니 이제 사장님도 나를 알아보시더라구요. 항상 서비스로 양말도 몇 개 넣어주시고 핫도그, 김밥도 사주시고 했어요. (웃음)


한번은 ‘에어 조던8’을 사기 위해서 몇 달 동안 돈을 모아서 매장을 갔더니 이미 에어 조던8은 없고 ‘에어 조던9’가 전시 되어있어서 너무 슬펐어요. 뭐 당시엔 시리즈와 시즌의 개념 자체가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죠. 조금씩 돈을 모아가서 구매하던 당시 이미 마이클 조던은 1차 은퇴(1994년)를 했었어요. 자주 가던 나이키 매장 사장님이 이것도 에어 조던이라는 말에 울며겨자먹기로 결국 ‘에어 조던9’를 구매했죠.


Q.  나이키 포스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이미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나이키 에어 포스 원(AF-1)’이라는 아이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어요. “야 나 오늘 뭐 신을까?”에 “아 그냥 포스 신어.”라는 대답이 정석적인 대답일 정도였죠. 그정도로 ‘에어 포스 원’은 그냥 그 자체가 매력이 아닐까싶네요.


Q.  나만의 의미있는 포스를 꼽자면 그리고 선택한 이유를 소개 부탁한다


A.  2000년대 초반에 발매한 ‘에어 포스 원’ 제품들을 가장 좋아해요. 한창 멋 부리고 다니던 시절과 맞물려 에어 포스 원의 붐이었던 시절이기도 하거든요. 구하기 어려운 제품들을 사려고 불철주야 많은 노력을 했어요.


2000년대 초반에 일본, 홍콩 아시아 한정 에어 포스 원들을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충경포스’ 라고 불리던 제품을 유독 좋아했어요. 베로(Tongue)와 인솔(Insole)의 그 한문이 그 어느 포스보다  멋스러워서 어디서 뭘 하든 항상 제 발에 신겨져 있었죠. 지금은 신을 순 없는 상태 이지만 그 당시의 멋을 찾고 누구보다 패션을 사랑했던 젊은 저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신발이기에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2007년도쯤 나이키 매장에서 ‘에어 포스 원’ 화이트 제품을 구매하여 이태원에서 풋셀 친구들과 함께 한쪽엔 ‘FOOTSELL’ 과 다른 한쪽엔 한문으로 된 내 이름을 레이져 각인했던 제품. 당시엔 저희 나름의 1 of 1 커스텀의 시초라며 굉장히 뿌듯하고 행복해했던 기억이있어요. (웃음) 앞으로도 계속 소중히 간직 하고 싶네요.

Q.  구하지 못한, 신고 싶은 포스(또는 스니커즈)가 있다면


A.  이 질문을 듣고 바로 떠오르건 에어 포스 원 “쉬드 포스”가 떠올랐어요. 구하지 못했거나 못 신어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다시 사고 싶은 신발이에요. ‘라쉬드 왈라스’의 악동 같은 성격과 그가 코트에서 신고 뛰었던 에어 포스 원 시리즈들의 올드스쿨한 쉐잎과 힐컵(Heelcup)의 점프맨 앰블럼이 기존 점프맨 앰블럼과는 달랐어요. 그 특유의 앰블럼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레트로 된다면 무조건 구매 할 것 같아요.


Q. 포스 이외 나이키의 다양한 모델에도 관심이 많아보인다. 포스만큼 관심 가지는 모델은 무엇인가


A.  ‘에어 포스 원’을 빼면 당연히 ‘에어 조던 시리즈’를 손꼽아요. 마이클 조던을 알게 되면서부터 농구를 시작했어요. 신발 역시 따라 사고 싶었던 에어 조던 레트로 모델을 가장 좋아해요. 여전히 발매 하는 에어 조던 레트로 시리즈들을 유심히 보게 되고 일부 제품들은 또 사게 되고  아직도 농구 할때는 최신 버전의 퍼포먼스 조던 시리즈들을 신고 코트를 뛰고 있어요. (웃음)


또 비져블 에어(Visible AIR)의 시초가 되었던 제품들인 에어 맥스 1, 에어 맥스 90 시리즈들 또한 좋아해요. 90년대 그 도톰한 감성은 아직도 저에겐 여전히 유효하거든요. 


Q. 다양한 신발을 신고 컬렉팅을 하고는 한다. 박스부터 신발관리까지 나만의 팁이 있다면


A.  저만큼 관리를 안 하는 사람도 드물 것 같아요. (웃음) 신발은 소모품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를 하거나 그렇진 않고 좋아하는 만큼 자주 신는 편이에요.


그렇기에 따로 관리하는 팁은 없지만 저만의 신발을 정리하는 규칙이 있다면 나중에 찾기 쉬울 수 있도록 같은 브랜드들끼리 보관하는 것이죠. 구매할 때 받은 영수증을 꼭 같이 넣어두고 가끔씩 열어보며 그땐 그랬지, 이땐 이랬지 하곤하는 것들도 있어요. 신발 좋아하는 지인들의 경우 슈케어 제품이나 슈박스 등을 적극 활용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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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니커즈의 붐과 함께 리셀 플랫폼의 활성화, 슈테크 등 다양한 경로에서 컬렉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A.  모든 브랜드와 신발에는 스토리, 그리고 역사와 의미가 담겨져있다고 생각해요. 신발을 사기 위해서 노력했던 당시의 감성과 분위기는 그 나름대로의 다양한 낭만이 있었어요. 이런 기억들이 지금까지 제가 콜렉팅을 하는데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있어요. 지금의 리셀 플랫폼과 슈테크 열풍은 올드팬으로써는 그런 느낌들이 사라지는 듯 하여 아쉬운 부분이드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언제 어디서든 여건만 된다면 원하는 것을 바로 거래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지금의 빠르고 편리한 시스템을 잘 이용한다면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꼰대 같지만 참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껴요. 물론 저도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웃음)


Q.  경현님에게 포스란?


A.  ‘에어 포스 원’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많이 담겨져있어요. 추억은 추억일 뿐이지만 지금도 이어 지고 있다는 건 추억이 아니라 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일상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한국인 삼시세끼에 매끼 김치를 먹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김치를 빼는가? 매일 에어 포스 원을 신진 않지만 매일 내 주변, 그리고 내 신발장에 항상 자리 하고 있는 일상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오래 된 추억에서 지금의 일상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에어 포스 원(AF-1)’은 함께 하겠죠. 김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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