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특집 #1

오는 30일 코로나 실내 마스크 해제가 사실상 결정이 났다. 조금씩 안정화를 찾아가던 팬데믹 속 3년 만에 제대로 된 설날이 다시금 돌아왔다. 설날이 다가오는 연초부터 기차를 탈지, 차를 끌고 나갈지 고민을 한다. 빠름의 미학은 언제나 좋지만, 차를 타고 오랜 시간 드라이브하는 것 또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잠깐 들리는 휴게소에서의 간식거리, 어떤 말이 필요할까.


생각해 보면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괜스레 새롭다. 이 음식들은 휴게소에서 부랴부랴 사서 차에서 오순도순 나눠먹었을 때 더욱 맛있다. 그렇기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선택 장애가 있다면 이 중에서 골라보는 건 어떨까? 여유가 있다면 다음 휴게소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으니. 쟁여놓자.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휴게소 음식을 소개한다.

#1 호두과자


고속도로 휴게소 간식의 '고유성'과 '대표성'을 지닌 국민 간식이다. 단단한 표면과 만두처럼 얇은 빵의 두께에 신선하고 달달한 팥고명이 어우러진 호두과자는 남녀노소 어른, 아이 가리지 않는다. 그러니 제발 小 짜 말고 中 짜 이상으로 사도록 하자. 경험담이다. 우유나 커피와 함께 먹는다면 두말할 필요 없다. 호두과자가 맞다.


#2 소떡소떡


떡꼬치와 소시지의 조합. 이 괴랄한 조합이 어쩌다가 국민 간식이 되었을까. 맞잘알로 소문난 '이영자'가 소개해 모든 휴게소와 분식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 과거를 찾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안성휴게소에서 탄생한 음식이라고. 즉 본점은 안성휴게소임을 참고하자. 이영자가 소개한 방법으로는 케첩 두 번에 머스타드 한번, 그리고 갈비를 뜯듯이 옆으로 소시지와 떡을 같이 씹어 두 가지 맛을 느끼는 방법을 추천했다고 한다.


#3 말죽거리 소머리 국밥


핑거푸드만 선택하다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꼽아봤다. 핑거푸드 말고 식사가 필요할 때, 그럴 땐 한국도로공사에서 선정한 최우수상 음식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의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을 택하자. 이곳 역시 이영자 맛집으로 손꼽히는 그런 곳이다. 맛없고 비싸기만 한 곳으로 인식되던 휴게소의 새로운 변화를 찾아 한국도로공사의 EX-FOOD를 참고해 보자.


#4 어륙도바


불 갈비맛 소시지, 고추 해물바, 웨스턴 핫바, 수제 치즈말이 어묵… 이 녀석들 좀 봐라. 나는 여전히 근본을 좋아한다. 많은 퓨전음식과 기호식품답게 다양한 스타일로 나온 음식들 사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오륙도바. 특별한 맛은 없다. 어디서 먹던 우리가 알고 먹던 그 오륙도바 그대로다. 특별한 것 없지만 어육과 야채가 뒤섞여 어묵과는 또다른 맛을 내는 어륙도바에 케첩을 일자로 한 번만 뿌려 먹자. 그래야 어육의 맛을 잊지 않을 수 있다.


#5 통감자


'단짠단짠'의 진수는 통감자다. 껍데기에 묻어있는 달콤한 설탕과 간이 배어있는 그 안의 속살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다. 입안 가득 으깨진 감자로 채워질 때 그제야 휴게소에 왔구나 싶다. 개인적인 팁을 주자면 알이 큰 감자보다 알이 작은 감자가 많은 통을 가리키며 달라고 하자. 작을수록 간이 잘 배어있기 때문이다.


#6 옛날핫도그


명량 핫도그를 비롯해 수많은 변종 핫도그가 탄생했다. 물론 변종 핫도그인 만큼 맛은 보장된다. 하지만 소시지 위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후 두 번째 튀김옷을 입혀 빵빵한 옛날 핫도그의 순정 맛을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두 번 튀겨 폭신한 빵의 식감과 바삭함. 그 위에 뿌려진 곱게 뿌려진 설탕까지. 케첩, 머스타드 따위 필요 없다. 5백 원에 사 먹던 핫도그의 추억 보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명절에도 내 손에 휴지로 돌돌 말아 맛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