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특집 #2

한 해의 첫날을 기리는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한상 가득 차려져있는 명절 음식이 올해는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서인지 더 많이 준비되어 있다. 남으면 또 내가 가져가야 할 텐데, 설 연휴가 지나면 한동안은 전집을 방문하지 않는 편이다. 이번에는 3월쯤부터 다시 전집을 찾지 않을까 싶다.


연휴가 끝나가면서 한 번쯤 하는 고민은 먹어도 줄지 않은 명절 음식이다. 부모님께서 며칠간 기름 냄새 맡아가며 만든 음식을 생각하니 지퍼백으로 소분해 냉동실에 보관한 후 두고두고 먹는 편이다. 백선생님의 남은 명절 음식 활용법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내겐 혼술 안주나 지인들이 방문했을 술안주로 활용하는 게 가장 빠르고 알뜰하게 처리하는 방법이다.


평소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명절에 유독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푸드 페어링에 따라 색다르게 먹어보는 건 어떨까. 대표 명절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주류를 소개한다.

#1 모듬전, 부침류 - 하이볼


모둠전, 부침류와 같이 기름진 음식에는 보통 막걸리 또는 소주만 먹어봤을 텐데,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탄산감과 맛을 돋궈주는 하이볼을 추천한다. 비싼 위스키가 부담된다면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원소주 스피릿을 이용한 원소주 하이볼로 시작해 보자. 간단한 홈메이드 레시피도 많이 소개되어 있고 원소주를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도 나머지 재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금 더 하이볼 다운 하이볼을 원한다면, 하지만 어떤 하이볼이 내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다면 편의점에서 200ml에 판매하는 작은 사이즈의 위스키를 구매해 내 입맛에 맞는 하이볼을 천천히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버번위스키인 메이커스 마크나 스카치 위스키인 발렌타인류를 추천한다.


#2 생선, 해물음식 - 증류식 소주


조기구이나 명태전, 생선찜, 해물요리에는 증류식 소주가 제격이다. 증류식 소주의 곡물 특유의 맛이 풍부하고 곡물의 잔향이 좋아 샷으로 먹으며 페어링 하기 좋다. 도수가 있다 보니 토닉워터나 탄산수를 섞어 소주칵테일도 추천하지만 전통주의 맛과 향을 위해 얼음을 넣고 온더락으로 마시는 걸 더 추천한다.


다양한 전통주를 소개하고 싶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일품소주, 금복주, 화요와 같은 소주를 추천한다. 전통주 특성상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참고하여 구매하자. 증류식 소주가 나쁘지 않다면 토끼 소주 블랙라벨이나 문배술 헤리티지 40, 안동 진맥소주를 추천한다. 각기 소개하자면 길어질 거 같아. 검색만 해보아도 어떤 술인지 잘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양념육류음식 - 레드와인


명절 음식 중 빠질 수 없는 고기 음식. 사실 제일 맛있고 흰쌀밥과 먹기만 해도 금방 사라지지만 이 또한 페어링 할만한 주류를 추천해 본다. 갈비찜이나 불고기, LA갈비 등 양념 깊게 베여있는 고기류는 레드와인과 함께 먹어보자. 레드와인이 붉은 육류와 잘 어울린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양식 고기가 아닌 한국식 고기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맛있는 음식에 더불어 풍미도 살아난다면 안성맞춤 아니던가 가성비의 끝판왕 까베르네 소비뇽디아블로. 그리고 최근에 출시한 진로 레드와인도 추천한다. 아직 나도 와린이다 보니 전문적으로 와인을 소개하기 어렵지만 탄닌감이 간장베이스의 양념 육류와 잘 어울린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지 말고 릴랙스한 상태로 먹기를 추천한다. 고풍스럽게.